엑손모빌, 석유에 '리튬' 공급 파이프라인 추가…월가는 관망
이진충23.11/16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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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 회사 로고가 있는 부스(사진=로이터)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XOM)은 최근 미 아칸소주 남부지역에서의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추출 계획을 발표했다.

석유 시추에 대한 전문 지식을 활용해 리튬 시장에 진출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의 주요 공급업체로의 변신을 꾀하려는 야망을 보였다.

엑손모빌의 리튬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저인 패트릭 하워스(Patrick Haworth)는 "아칸소에서 하려고 했던 것은 바로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없는 이 상업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라며 "이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14일 엑손모빌은 2027년 생산을 목표로 미국 아칸소주에서 첫 번째 리튬 유정을 시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할 수 있는 리튬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CFRA 애널리스트 스튜어트 글릭먼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리튬 추출은 엑손이 잘하는 분야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유를 시추할 때 어차피 하는 일반 유정 굴착과 공정 처리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일명 '모빌리튬'이라는 이 계획은 지하 약 1만 피트 아래의 염수 추출을 위해 기존 석유나 가스 추출 기술을 사용할 것이다.

또한 엑손은 직접 리튬 추출(DLE)이라는 기술을 통해 염수로부터 리튬을 분리할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운 백색 가루의 금속은 배터리 핵심 소재로 바뀌고, 남게 되는 염수는 다시 지하 공간으로 재투입될 것이다.

올해 초 골드만 삭스 애널리스트팀은 직접 리튬 추출 방식을 ESG 방식의 추가 혜택 외에 리튬 공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혁신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엑손모빌은 자사의 기술이 경암 채굴보다 탄소 밀도가 3분의 2 정도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릭먼 애널리스트는 "이는 틀림없이 거의 친환경적이다. 엑손이 탄소 감축 관점에서 충분히 호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일부 사람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환경운동가들로부터 호평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가 2050년까지 미국 전체 신차의 2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중요 금속 및 미국산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제조업체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면서 미국산 채택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도 리튬 배터리를 '새로운 석유'라고 부르기도 했다. 테슬라는 2025년 생산 목표로 미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인근에 리튬 정제소를 건설하고 있다.

피에몬테 리튬의 최고경영자 키스 필립스는 올해 초 한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에서 정제된 수산화리튬을 약 2만 톤 생산하고 있다"며 "2020년대 하반기까지 70만 톤 이상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엑손 모빌의 발표는 최근 전기차 제조사들이 수요 감소와 리튬 가격 하락 조짐이 나오는 가운데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는 와중에 이루어졌다.

엑손의 하워스는 "우리는 시장 펀더멘털에 대해 매우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체, 배터리 공급업체과 좋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문의도 계속 뛰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엑손 모빌 측은 이번 리튬 추출계획에 얼마를 투자하는지, 언제 수익을 낼지는 밝히지 않고 있고, 미국 뉴욕 월가는 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서드브릿지의 산업자재 및 에너지 글로벌 책임자인 피터 맥널리는 "첫 10년간의 수익은 엑손에게 크게 중요치 않을 것"이라고 엑손은 충분히 기다릴 시간이 많은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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