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SMC 공장에 난데없는 ‘반도체 버블’ 논란
이용수24.02/28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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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TSMC 제1공장.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 24일 개소한 일본 TSMC(TSM) 제1공장으로 인해 현지에서 ‘반도체 버블’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FNN프라임온라인은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자리한 대만 TSMC 공장으로 원주민들이 지가와 임대료 상승, 물가 폭등과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23일 TV아사히 '하토리신이치 모닝쇼'는 구마모토현에 전례 없는 반도체 버블이 찾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돔 4개 면적의 크기를 자랑하는 TSMC공장이 들어서면서 땅값이 급등하고 아르바이트 시급도 2000엔으로 올랐다. 지난해 일본 전국 평균 최저 시급이 961엔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2배 이상인 셈이다.

또 지가 상승률은 기쿠요초가 25.5%로 전국 3위, 인접한 오쓰초는 30.2%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폭등’이다. 당근이 마스코트일 정도로 농업이 중심인 ‘시골’에 난데없는 버블이 찾아왔다.

아키요시 준 아즈마시티개발 제1영업본부 부본부장은 “실제로 땅값이 계속 오르는 중이며, 4~5년 전만 해도 평당 18만엔 정도에 매입할 수 있었던 땅이 지금은 50만 엔을 넘어섰다”라며 “10년 전만 해도 1DK 5만엔대였던 임대료는 7만엔도 저렴하다고 할 판”이라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땅값은 2.5배 이상 폭등했고, 공장이 위치한 기쿠요초의 임대료는 구마모토시보다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당초 TSMC 제1공장이 들어서면서 구마모토현은 경제효과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장들이 모이면서 소재, 부품, 물류 업체들이 구마모토에 집결하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바와 같이 공장 개소 이후 수많은 사람이 운집하고 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는 대만에서 온 400여 직원을 포함해 일본 현지 고용 인원까지 총 1700명이 근무한다. 이런 인원들이 머물러야 하다 보니 TSMC 제1공장 주변에는 비즈니스호텔과 상점 등이 들어섰고 2차로인 도로는 출퇴근하는 차량 행렬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사방이 양배추밭과 당근밭이 전부였던 시골 마을이 한순간에 들썩거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규슈경제조사협회는 TSMC 공장 건설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가 10년간 20조엔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자연스럽게 다소 낙후되었던 시골의 인프라 상승과 경제 상승 등이 기대됐다.

그러나 현지 원주민들의 안배는 전혀 되지 않고 있다.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 응한 지역 주민은 “자신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난데없이 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라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 라면 가게가 번창할 줄 알았는데 인건비가 갑자기 크게 올라 인력 확보가 어려워졌다”라고 토로했다.

양배추밭과 당근밭 재배 농가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지가가 상승하며 농사를 지을 땅을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공장 시설, 도로 확충 등으로 인해 밭이 점점 줄어들어 대대로 이어 온 가업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FNN프라임온라인과 인터뷰한 지역 주민은 “저소득 고령자들이 많은 당근 농가 주민들은 급등한 부동산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집을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가구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갑자기 오른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는 소상공인들도 많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후지모토 쿠니쇼 도카이 대학 교수는 “지역 발전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경우 인바운드 리스크를 항상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며 “구마모토에 제2공장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향후 원주민들이 받게 될 불이익도 분명히 있을 것인 만큼 지자체와 당국이 이를 우선 고려해 해소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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