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3분기 코로나 제품 재고 손실만 56억 달러… 신약·M&A로 새 활로
이진충23.11/01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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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 회사 로고 앞에 놓인 주사제. 사진=로이터

미국의 거대 제약사 화이자(PFE)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예상보다 작은 3분기 조정 손실을 발표했다.

화이자는 예상보다 낮은 코로나 제품 사용으로 3분기 재고 손실 처리에 56억 달러의 비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비용 가운데 경구용 코로나 치료 약인 팍스로비드 몫이 47억 달러, 화이자 코로나 백신 몫으로 9억 달러를 손실 처리했다고 전했다.

한편 화이자는 2주 전 발표한 연간 조정 실적과 매출 가이던스도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는 코로나 제품에 대한 수요 약화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대폭 낮아진 수치다. 이로 인해 화이자는 동시에 35억 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비용 절감 계획을 추가로 함께 발표했다.

LSEG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이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화이자 실적 예상치와 그 실적은 다음과 같다.

주당 조정 손실 예상치가 34센트였던 반면 실제는 주당 17센트 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은 133억 4000만 달러를 예상했으나 결과는 132억 3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날 화이자 주가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화이자는 올해 약 40% 하락하며 그 시가총액이 약 1720억 달러로 줄었다.

또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132억 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 코로나 백신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13억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팩트셋 시장 추정치는 15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다.

경구용 치료 약인 팍스로비드 역시 97% 감소한 2억 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팩트셋 시장 추정치 6억 1350만 달러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제품들은 이번 분기에 약 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년 동기에 약 120억 달러의 매출과는 비교도 안 되는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 결과, 화이자는 3분기에 23억 8000만 달러, 즉 주당 42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86억 1000만 달러, 즉 주당 1.51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특정 품목을 제외하면 화이자의 주당 손실은 3분기 17센트였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데이비드 덴튼 화이자 CFO는 코로나 제품의 재고 손실 비용 때문에 초래한 주당 84센트의 조정 손실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아울러 10월에 밝힌 연간 가이던스를 다시 밝혔다. 화이자는 2023년 매출이 580억~610억 달러, 연간 조정 이익이 주당 1.45~1.65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코로나 제품을 제외하고 분기 매출이 10%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 성장에 일부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노인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이 백신은 3분기 중 시장에 출시됐다고 전했다.

이 백신은 아브리스보(Abrysvo)로 이 기간 3억 75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최고 영업담담 책임자인 안젤라 황은 예상을 뛰어넘는 아브리스보의 실적에 "정말 기쁘다"며 그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수한 의약품 생산도 매출을 견인했다.

화이자는 바이오헤이븐제약의 편두통 치료제 '슈투텍 오디티'와 글로벌혈액치료제 '옥스브리타'가 각각 2억 3300만 달러와 8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심장 근육의 질병인 특정 유형의 심근병증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빈다켈 의약품의 판매 호조도 수익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약품들은 2022년 3분기보다 48% 증가한 8억 9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폐렴구균 폐렴 예방 주사제들도 3분기 18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5%나 증가했다.

한편, 화이자의 혈액 희석제 엘리퀴스는 3분기 매출이 14억 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 증가에 그쳤다며 팩트셋 시장 추정치인 15억 4000만 달러를 약간 밑돌았다.

또 다른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와 손잡고 공동 판매하는 엘리퀴스는 메디케어 의약품 가격 협상 대상 10개 목록 중 하나다.

웰스파고의 애널리스트 모히트 반살은 이날 3분기 운영 수익 증가는 2022년 대비 비코로나 제품군에서 6%에서 8% 성장이라는 연간 가이던스를 충족하는데 좋은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이제 투자자의 관심을 코로나에서 인수합병이나 기록적인 파이프라인 등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돌리길 기대하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설정한 목표인 18개월 동안 19개 신제품 또는 약물 적응증 출시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적응증은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어 다른 유형의 질병에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화이자는 RSV 백신, 궤양성 대장염 알약, 에닝구균 백신 및 물론 최신 버전의 코로나 백신 등 다양한 제품 출시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로써 화이자는 출시 계획된 19개 제품 중 13개 제품이 시장에 나왔다.

현재 출시 예정된 6개 제품 중에는 2024년 이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이자의 실험용 독감 백신이 포함돼 있다. 회사 측은 18세에서 64세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후기 단계 시험에서 현재 시판 중인 독감 백신과 비교했을 때 긍정적인 초기 결과를 얻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65세 이상 노인층의 화이자 독감 백신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층은 젊은이들에 비해 독감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더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계절성 독감 관련 사망자의 70%에서 85%가 65세 이상의 노령층에서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또한 화이자의 경구 비만제 다누글리프론의 중간 단계 시험에 대한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일라이 릴리의 임상 실험 중인 비만치료제인 오르포글립론과 잠재적 경쟁 약품이 될 수 있다.

임상 결과 포지티브 데이터는 노보 노르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지금까지 주도해 온 체중 감량 약물 분야에서 화이자를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화이자 경영진은 연방거래위원회의 허가 등 관례적인 최종 인수 조건에 따라 2023년 말 또는 2024년 초에 430억 달러 규모의 암 치료제 제조업체 씨젠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이미 이달 초 그 인수 제안을 승인한 바 있다. 화이자는 이 인수로 인해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위험 조정 매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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