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中 국영 반도체기업 푸젠진화와 IP 도용 소송 합의
박정한23.12/26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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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1위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MU)가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최근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제소한 지적재산권(IP) 도용 소송을 합의했다고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2017년 회사의 메모리 반도체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중국 국영반도체 기업 푸젠진화집적회로(Fujian Jinhua Integrated Circuit, 이하 푸젠진화)의 미국 법인과 대만의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nited Microelectronics Corp, 이하 UMC, 대만)를 각각 고소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중국 기업을 상대로 미국산 반도체와 관련 기술 수출을 차단하는 규제 목록에 푸젠진화를 추가했다.

이후 UMC는 마이크론과 합의하고 미국 법무부와의 협상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법무부도 UMC의 지적재산권 도용 혐의에 대한 경제 스파이·공모 혐의를 취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문제로 인해 마이크론의 메모리 제품을 자국의 ‘중요 인프라’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지 몇 달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 정부의 행보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미국의 중요한 핵심 반도체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대한 보복으로 여겨졌다.

마이크론은 "푸젠진화와의 합의에 도달했다"라머 “양사는 전 세계적으로 상대방에 청구를 철회하고 모든 소송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마이크론은 전 세계 매출의 약 25%가 중국 본토와 홍콩 사업체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몇 년 내로 중국 시안시의 칩 패키징 공장에 43억 위안(약 6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약속는 등 중국 정부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한 화답으로 2023년 11월 초 왕원타오(Wang Wentao) 중국 상무부 장관은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것을 환영한다”라며 양측 사이에 모종의 긴장 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지난 11월 중순 중국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마이크론을 상대로 자사 특허 8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중국과 마이크론의 완전한 관계 개선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YMTC는 마이크론과 자회사인 마이크론 컨슈머 프로덕트를 상대로 미 북부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YMTC의 특허 기술을 사용해 자사와 경쟁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 한다는 주장을 포함하고 있었다. YMTC는 마이크론이 특허 발명품의 사용에 대해 적절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YMTC는 최근 232단에 달하는 첨단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하는 등 매우 빠른 기술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또 YMTC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으로 알려진 7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비롯해 첨단 5나노, 3나노 공정까지 도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따라서, 메모리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인 마이크론과 YMTC의 합의는 쉽게 도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YMTC는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기술력을 인정받음과 더불어, 시장 점유율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마이크론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역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은 물론, 중국 시장을 YMTC에 내줄 우려가 있는 만큼 푸젠진화처럼 단순한 합의만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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