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시총 1조달러 넘본다…엔비디아 적수 될까
박정한24.02/21 목록보기
article box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있는 브로드컴 사무실. 사진=로이터

엔비디아가 시총 2조 달러 돌파를 넘보며 반도체 업계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브로드컴(AVGO)이 엔비디아의 뒤를 이어 시총 1조 달러 돌파를 달성할 미래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투자자문회사 모틀리 풀은 미국의 대표적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각각 인공지능(AI)와 통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주목을 받는 기업은 단연 엔비디아지만, 향후 주목할 기업은 브로드컴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업을 비교해 보면,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순이익, 주가 등 모든 면에서 브로드컴을 크게 앞서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3년 반도체 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24년 2월 현재 시총은 1조 800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회사의 시장 가치는 불과 5년 만에 1810%나 상승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시장의 절대 강자로, 이 회사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슈퍼컴퓨팅,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성능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게이밍 GPU 시장에서도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 메타버스, NFT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AI 시장 성장과 더불어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브로드컴은 엔비디아보다 규모가 작지만, 좀 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우선 통신 칩셋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브로드컴은 애플과의 장기적인 공급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광학 통신·데이터 스토리지·산업용 칩 등 다른 반도체 제조 사업도 운영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인프라·클라우드·사이버 보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브로드컴은 최근 가상화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VM웨어를 인수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한데 이어, AI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인수를 통해 매출과 순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5년 동안 기업 가치는 350%나 상승한 5900억 달러에 달하며, 2030년까지 가장 잘 나가는 반도체 제조사 중 하나로 꼽힌다.

article box

브로드컴의 매출은 무선 통신 장치용 반도체에서 약 30%, 네트워킹 장비용 반도체에서 약 35%, 광학 통신 장비용 반도체에서 약 10%,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HDD)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RAID 컨트롤러, 어댑터 등 데이터 스토리지 장비용 반도체에서 약 20%가 나온다.

2023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의 79%가 반도체 제조부문에서 나왔으며, 나머지 21%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창출됐다. 특히 전체 매출의 5분의 1이 애플에서 나오는 점이 눈에 띈다. 애플은 무선, 무선 주파수 및 모바일 반도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브로드컴과 다년간 계약을 맺고 있다.

전체적으로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보이지만, VM웨어를 인수를 통해 소프트웨어 부문 포트폴리오가 강화됨으로써 향후 매출의 절반을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드컴의 경쟁력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양쪽 모두에서 혁신적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점과 맞춤형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 우수한 제품 품질과 고객 서비스, 활발한 인수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2023 회계연도 4분기 기준 반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던 생성형 AI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엔비디아만큼 성장이 빠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브로드컴이 엔비디아만큼 관심을 받지는 못해도 엔비디아의 뒤를 이어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브로드컴은 회계연도 기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15%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연평균 21% 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2026 회계연도까지 브로드컴의 연평균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9%와 18%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브로드컴이 현재의 기업 가치와 성장률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오는 2030년까지 시가총액 1조 2000억 달러를 쉽게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브로드컴 주가는 2024년 2월 16일 기준으로 약 1246달러를 기록중이다. 분기 배당금은 4.6 달러, 연간 배당금은 18.4 달러로 배당 수익률은 2.7% 정도다. 주가가 비교적 높고 배당 수익률이 낮은 편이지만, 안정적 배당금 지급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브로드컴은 2024 회계연도에 자사 주식 100억 달러 상당을 매수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추후 주가 상승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이코노믹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목록보기
밸류라인 슈퍼스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