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美 압박에 中 발주한 DUV 장비 일부 수출 포기
최용석24.01/02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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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제조업체 ASML 로고. 사진=로이터

네덜란드의 반도체 노광장비 전문기업 ASML(ASML)이 자국 정부의 부분적인 수출 면허 취소와 미국의 압력으로 중국이 발주한 반도체 노광장비 일부 물량을 납품하지 못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ASML은 성명을 통해 “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2023년 NXT:2050i, NXT:2100i 노광장치 2종의 수출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라며 “이는 중국에 있는 소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ASML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인 노광(포토 리소그래피)공정 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7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상 초미세 공정 기반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ASML이 제조 및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제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중 반도체 제재의 일환으로 ASML의 첨단 EUV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EUV보다 이전 세대 기술이자 수출 제한이 걸려있지 않은 심자외선(DVU) 장비를 이용해 첨단 7나노급 5G 칩의 개발과 양산을 성공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중 규제를 강화하며 뒤늦게 기존 DUV 장비까지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규제의 발효는 올해인 2024년 1월 1일부터 시작하는 것이었고, 그 사이 중국은 대량의 DUV 노광장비를 ASML에 발주했다. ASML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글로벌 매출의 약 46%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ASML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말 중국으로 수출할 일부 장비의 배송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말 이 문제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에 전화했으며, 이에 네덜란드 당국자들은 DUV 장비의 선적 중단에 대해 ASML에 직접 연락할 것을 미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으로 몇 대의 DUV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이 중단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과 네덜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블룸버그의 확인 요청에 논평을 거부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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