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피그마 인수 계획 철회
김미혜23.12/19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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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ADBE)가 18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어도비와 피그마는 이날 두 회사간 현금·주식을 통한 200억달러 합병계획을 폐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EU, 합병 반대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국(CMA)이 양사가 합병하면 시장 혁신이 훼손될 수 있다며 합병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경고한지 수주일 뒤 합병 철회가 결정됐다.

영국 CMA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당국도 양사 인수합병(M&A)에 부정적이었다.

CMA는 앞서 지난달 면밀한 조사 끝에 양사 합병이 두 주요 제품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간 경쟁을 저해하고, 혁신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예비결론을 내렸다. 또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하면 어도비 주요 소프트웨어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경쟁 위협도 사라진다고 판단했다.

EU 집행위도 비슷한 판단을 했다. 지난달 양사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어도비에 전달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계약위반으로 10억달러 물어내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두 회사가 EU와 영국 규제당국의 판단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두 회사가 따로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양사 이익에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합병 계획이 철회되면서 어도비는 계약에 따라 피그마에 10억달러 해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어도비는 1년여에 걸친 M&A 계획으로 뒤숭숭해진 회사 분위기와 10억달러 해지비용 고지서를 받아들게 됐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양사 합병 계획은 어도비 역대 최대 M&A로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피그마 소프트웨어 사용자 일부도 반발했다.

관련 소프트웨어 혁신이 더뎌지고, 가격은 뛸 것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영 규제당국, M&A 좌우

이번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철회로 CMA는 국제 M&A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앞서 CMA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서도 두 회사에 골치거리였다.

CMA는 MS가 액티비전을 인수하면 게임시장 경쟁이 위험해질 수있다며 부정적이었다.

MS가 여러 수정안을 제출해 경쟁 침해 요인이 상당히 누그러졌다고 판단하고 나서야 양사 합병에 청신호를 보냈고, 결국 두 회사는 당초 예정보다 크게 늦어진 지난달에야 합병을 마무리했다.

어도비 투자자들은 합병 무산을 반겼다.

어도비는 이날 14.45달러(2.47%) 급등한 599.13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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