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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0년 묵은 스마트홈 빗장 풀고 LG 손을 잡은 속사정
2026.10.12 09:36
- 아마존·구글에 밀린 애플, LG 브랜드 단 도어벨로 북미 안방 재공략

- 홈 부문 성장률 6% 그친 애플, 147조 원 분기 매출 속 돌파구 모색

- 한국 가전 생태계 협력 통로 확보 속 소프트웨어 종속과 원가 압박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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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2026년 10월 13일(현지시각) 신규 스마트홈 기기를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LG전자와 손잡고 도어벨과 온도조절기 등 홈 액세서리를 선보인다. 사진=로이터



애플이 2026년 10월 13일(현지시각) 신규 스마트홈 기기를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LG전자와 손잡고 도어벨과 온도조절기 등 홈 액세서리를 선보인다.

금융 정보 매체 바차트는 블룸버그를 인용해 해당 제품에 LG 브랜드가 붙고 완제품 제조와 고객 지원은 LG전자가 맡으며 애플이 설계와 기술 엔지니어링을 담당한다고 10월 12일 보도했다. 스마트홈 시장에서 10년 넘게 아마존과 구글에 뒤처졌던 애플이 외부 제조 역량을 끌어들이면서 한국 가전과 부품 공급망에도 새로운 협력 통로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리 부진 딛고 10년 만의 승부수

애플은 2014년 스마트홈 플랫폼 홈키트를 내놓았으나 아마존과 구글의 공세에 밀려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8년 내놓은 홈팟은 시장 안착에 실패했고, 뒤이어 선보인 홈팟 미니 역시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음성 비서 시리의 인공지능 성능 개선이 늦어지면서 홈 디스플레이 출시 일정마저 줄줄이 미뤄졌다.

반전의 계기는 이달 중순 마련된다. 애플은 오는 10월 13일 말하는 사람을 스스로 인식하는 약 6인치 크기의 정사각형 화면 허브를 공개할 계획이다. 신형 홈팟 미니와 애플티브이 셋톱박스도 함께 준비 중이다.

하드웨어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사로는 LG전자가 낙점됐다. 바차트가 인용한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이번에 선보이는 도어벨과 스마트 온도조절기는 LG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나온다. LG전자가 제조와 사후 제품 지원을 맡고 애플은 제품 디자인과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책임진다. 애플이 과거 벨킨이나 로지텍과 손잡았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자체 대규모 생산 설비나 서비스 조직을 늘리지 않고도 파트너사를 통해 기기 보급을 빠르게 늘리려는 구상이다. 해당 제품군은 애플 허브 기기가 나온 뒤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급될 예정이다.

성장 둔화 홈 부문과 부품 원가 압박

애플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1094억 달러(약 147조 120억 원)였다. 주력인 아이폰 매출이 22% 증가한 543억 달러(약 72조 9683억 원)를 기록했고 맥 매출은 29% 뛴 104억 달러(약 13조 9755억 원)를 기록했다. 서비스 부문 매출도 12% 늘어난 307억 달러(약 41조 2547억 원)로 집계됐다.

반면 홈팟과 애플티브이가 속한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매출은 79억 달러(약 10조 6160억 원)로 6% 성장에 머물렀다. 이 부문은 전체 분기 매출의 약 7%에 그쳤고 모든 사업 부문 가운데 성장 속도가 가장 더뎠다. 신제품 라인업 확충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영 지휘봉을 넘겨받은 신임 사령탑도 홈 생태계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9월 1일 취임한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는 9월 9일 신제품 행사에서 아이폰을 "지능형 개인 허브"라고 규정했다. 애플은 전 세계 25억 대 이상의 활성 기기를 확보하고 있으며, 매일 접수되는 시리 요청 건수도 25억 건을 웃돈다.

부품 가격 급등은 부담 요인이다. 전임 최고경영자인 팀 쿡은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인공지능 열풍 속에 공급망 유연성이 평소보다 줄었다고 짚었다. 특히 메모리 가격 급등을 100년에 한 번 오는 홍수에 비유하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다. 애플 경영진은 4분기 총마진 전망치를 3분기의 50.1%보다 내려앉은 47~48% 수준으로 제시했다.

가전 협업 기회와 플랫폼 종속 과제

애플의 이번 협력은 한국 가전과 부품 생태계에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 보도로 확인된 사실은 애플이 설계 역량을 대고 LG전자가 제조와 지원을 맡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북미 스마트홈 시장에서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잠재 고객으로 흡수하며 기업 간 거래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완제품 공급이 가시화되면 카메라 모듈과 센서 등 주요 부품 공급망 전반에도 납품 통로가 넓어질 수 있다. 양사 간 구체적인 계약 규모나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플랫폼 종속은 장기적인 숙제다. 하드웨어 제조를 도맡더라도 운영체제와 사용자 데이터를 애플이 틀어쥐게 되면 한국 가전사는 부가가치가 제한적인 하드웨어 생산 역할에 머물 위험이 있다.

여기에 개선된 시리의 인공지능 반응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기기 판매가 부진하거나, 메모리 등 핵심 부품 원가 상승으로 완제품 출고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될 경우 스마트홈 기기 보급 확대 경로는 힘을 잃게 된다.

시장 안착의 분수령은 10월 13일 공개될 신형 허브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뒤이어 출시될 LG 브랜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다. 개선된 시리가 가정 내 기기 제어에서 실질적인 편의성을 입증하는지, 양사가 원가 부담 속에서 적정 판매가를 지켜내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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