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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투자에 엔비디아도 찜한 K-AI, 휴머노이드로 비바테크 접수
2026.06.21 04:30
브랜드 전용 AI로 디자인 자산·보안 동시 사수

45억원 시드 이어 유럽 진출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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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ING:ON. 사진=연합뉴스



패션과 제조업 전반에서 디자인과 생산 공정을 하나로 묶는 인공지능(AI)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이 유럽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에 본사를 둔 리빌더에이아이(RebuilderAI)는 지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테크(VivaTech) 2026에서 디자인·제조 통합 AI 에이전트 브링온(VRING:ON)을 공개했다고 비즈니스와이어가 보도했다.

회사는 지난 17일 개막 첫날 휴머노이드 로봇에 한 헤리티지 브랜드의 보관 자료를 바탕으로 브링온이 복원한 장인의 디자인을 입혀 무대 시연을 펼쳤다. 리빌더에이아이는 이번 행사를 발판 삼아 파리에 영업 조직을 두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헤리티지 디자인 입은 휴머노이드, 비바테크 무대 장식

비바테크는 17일부터 20일까지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리는 행사로, 올해 10주년을 맞아 'AI, 환상이 아닌 실질적 효과(AI: impact, not illusion)'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방문객 18만명, 스타트업 1만 4000여곳, 투자자 4000명 이상이 모이는 유럽 최대 규모 스타트업·기술 박람회다. 리빌더에이아이는 7관 1층 1H06번 부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을 펼쳤고, 그룹 샤이니 출신 가수 태민이 부스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브링온은 디자인 콘셉트 단계부터 3차원(3D) 모델링, 컴퓨터 지원 설계(CAD) 데이터 생성까지 제품 개발 핵심 공정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다.

안경, 신발, 주얼리처럼 입체 구조를 가진 하드라인 제품에 강점을 지니며, 이미지 생성에 그치지 않고 성형성 검증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실제 양산이 가능한 데이터까지 만들어 낸다.

리빌더에이아이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브랜드 전용' 모델 구조다.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물을 내놓는 범용 웹 서비스와 달리, 브랜드의 스타일과 소재, 제조 노하우, 그 브랜드가 쌓아온 아카이브까지 따로 학습한 전용 AI 모델을 제공한다. 학습 데이터와 결과물의 소유권은 모두 해당 브랜드에 남는다.

김정현(Jeonghyeon Kim) 리빌더에이아이 대표는 "브랜드 데이터의 보안을 지키고 고유한 스타일을 보존하기 위해 AI 모델을 개별 브랜드에 맞춰 튜닝한다"며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아 기업마다 안정적인 기업용 AI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45억원 시드 투자에서 CES 2관왕까지

리빌더에이아이가 비바테크 무대에 서기까지는 투자 유치와 시장 검증이 단계적으로 쌓인 과정이 있었다.

설립 직후 네이버 D2SF의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2025년 11월 45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를 마무리한 데 이어, 홍콩의 한 위탁생산(ODM) 업체와는 100만달러(약 15어 3300만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며 기술력에 대한 상업적 검증을 받았다.

여기에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패션테크와 인공지능 두 개 부문에서 동시에 혁신상을 받으며 대외적 인지도도 함께 끌어올렸다.

이번 행사 무대였던 비바테크 2026 역시 방문객 18만명, 참가 스타트업 1만 4000여곳, 투자자 4000명 이상이 모이는 유럽 최대 규모 행사인 만큼, 리빌더에이아이로서는 투자·수상 실적에 더해 유럽 시장 인지도까지 함께 다질 기회였던 셈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난 성과가 사업 확장의 성공을 그대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브랜드별 맞춤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이어지는 데이터 신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실제 사업 확장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리빌더에이아이의 비바테크 데뷔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회사 설립 직후 네이버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네이버 D2SF(NAVER D2SF)가 가장 먼저 기관 투자에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아식스의 CVC인 아식스벤처스(ASICS Ventures)를 비롯해 메디치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신용보증기금 등이 참여한 프리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45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아식스벤처스는 신발 디자인·밑창 구조 시뮬레이션용 정밀 3D 데이터를 만드는 브링온의 설계 기술을 높이 평가해 투자와 함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도 맺었다.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구 디자인·제조 분야 AI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단국대학교·전북대학교와는 3D 프린팅·로봇 섬유 분사 기술을 결합한 생산 시스템 공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과제는 데이터 신뢰... 휴머노이드는 다음 무대로

브랜드 전용 모델은 보안과 차별화라는 강점이 있는 동시에, 브랜드마다 별도로 데이터를 학습·통합해야 해 초기 구축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헤리티지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만큼, 디자인 저작권과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계약 조건이 사업 확장 속도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디자인·제조 자동화 시장에 북미·유럽 스타트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어, 양산 데이터 정확도가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휴머노이드를 활용한 이번 무대 연출은 패션·제조업과 로봇 기술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리빌더에이아이는 비바테크 참가를 마친 뒤 파리에 영업 조직을 두고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NVIDIA)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인셉션(Inception)'에도 선정돼 3D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유럽 헤리티지 브랜드와의 추가 협력 계약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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