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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 D-1…내 엔비디아·반도체 팔아야 하나
2026.06.12 03:40
나스닥 역대 최대 공모 114조 원…개인 배정 30% '파격'

빅테크·레버리지 반도체 ETF 차익 실현 압력 현실화

월가 "매그니피센트7 안전" vs "반도체가 매도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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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IPO. 사진=연합뉴스 일러스트레이션


미국 나스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12일(현지시각) 개막을 앞두고, 개인투자자 자금이 기존 빅테크와 반도체주에서 이탈해 스페이스X(SpaceX)로 쏠릴지 여부를 놓고 월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CNBC의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시가총액 약 1조 7700억 달러(기발행 주식 전체 포함 시가총액, 약 2711조 원)를 목표로 하며, 공모 물량의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하는 전례 없는 구조를 채택했다.

올해 안에 기업공개가 예정된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에이아이(OpenAI) 등 대형 IPO 행렬까지 가세하면서, 어디서 투자 자금이 빠져나올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역대급 IPO가 뒤흔드는 자금 지형

스페이스X는 공모 규모만 약 750억 달러(약 114조 원)로 2014년 알리바바(Alibaba)가 세운 뉴욕증시 최대 공모 기록인 218억 달러(약 33조 원)를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 IPO가 기존 시장의 자금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는 이유다.

제프리스(Jefferies)의 제인 기번스(Jane Gibbons) 전략가는 지난 5일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시장 관심이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과 기술·미디어·통신주로 집중되고 있으며, 이 섹터가 매도 압력을 가장 먼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매그니피센트7은 아마존(Amazon), 애플(App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미국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청약 자금을 사전에 비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분석업체 밴다 리서치(Vanda Research)의 글로벌 거시 전략가 비라지 파텔(Viraj Patel)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보면 개인 거래 활동이 다소 정체돼 있다.

일부 투자자가 스페이스X 같은 대형 IPO를 위해 엔비디아(Nvidia)나 테슬라(Tesla) 매수를 미루며 실탄을 쌓고 있는 게 아닌지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은 자산운용사들의 정책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피델리티(Fidelity)는 스페이스X IPO 한정으로 청약 자격을 계좌 잔액 2000달러(약 306만 원)까지 낮췄다.

기존에는 가구 자산 기준 10만~50만 달러(약 1억 5312만~7억 6560만 원)의 자격 요건을 적용했다. 피델리티는 이번 조치가 스페이스X의 이례적으로 높은 개인 배정 비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에크(VanEck) 제품 담당자 니콜라스 프라세(Nicholas Frasse)도 CNBC에 "스페이스X처럼 개별 종목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시장 구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반에크는 우주항공과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투자회사다.

"반도체가 매도 표적"…600% 급등 레버리지 ETF 차익 실현 경보

가장 구체적인 위험 신호는 반도체 섹터에서 감지된다. 반도체주는 4월과 5월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마이크론(Micron)과 에이엠디(AMD) 등 일부 종목이 단기 급등 구간에 진입했다가 최근 들어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비엔피 파리바(BNP Paribas) 전략가 그레그 부틀(Greg Boutle)은 지난 4일 고객 보고서에서 "반도체주가 스페이스X 공모 자금의 조달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3배 레버리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는 3월 저점 대비 600% 이상 급등해 있고,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미실현 이익이 막대한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여건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개인투자자(서학개미)에게도 이 문제는 직접적인 관심사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 전용 행사를 오는 11일(현지시각) 개최하며 미국 외에 한국을 포함한 영국·유럽연합(EU)·호주·캐나다·일본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허용했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각) 나스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하며, 한국 투자자들은 13일 새벽부터 매수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실질적인 공모 배정 물량이 극히 제한적인 만큼 상장 이후 일반 매수로 접근하거나 관련 ETF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매그니피센트7은 안전"…'매그니피센트10' 가능성도

반론도 만만치 않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Freedom Capital Markets) 기술 리서치 총괄 폴 믹스(Paul Meeks)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그니피센트7 바깥의 자금이 이번 IPO로 흘러들 것"이라며 "현재 시장의 핵심 테마는 AI 인프라 구축이고, 그 투자를 집행하는 주체가 매그니피센트7 소속 하이퍼스케일러들인 만큼 이 종목들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밴다 리서치의 파텔은 한발 더 나아가 스페이스X IPO가 전체 기술주 거래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오픈에이아이 세 곳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면, 매그니피센트7이 매그니피센트10으로 재편되는 논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에크의 프라세도 "반도체는 AI 슈퍼사이클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서 장기적 경쟁력이 건재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스페이스X가 상장 이후 나스닥100과 러셀(FTSE Russell) 지수에 빠르게 편입될 경우 패시브 펀드의 자동 매수도 뒤따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편입 종목 중 일부가 비중 축소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이 주시하는 또 다른 변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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