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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물리적 AI' 글로벌 허브 선언…엔비디아 첫 연구소 유치하며 로봇 도시국가로 변신
2026.05.25 03:50
푼골 디지털 디스트릭트, 세계 최초 다중운영자 로봇 실증단지로

청소·배송·순찰 로봇이 시민과 공존하는 '리빙 랩' 본격 가동

엔비디아·오픈AI·구글 동시 입성…동남아 AI 패권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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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로봇 중심 물리적 AI 허브 선언과 주요 거점 정보가 미래지향적인 디지털 홀로그램으로 시각화된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



싱가포르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현실 세계로 확장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로봇과 자율 시스템이 건물을 청소하고, 물품을 배송하며, 공공장소를 순찰하는 미래 도시의 실험장으로 도시국가 전체를 내놓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은 지난 20일 개최된 'ATx서밋 2026(Asia Tech x Summit 2026)' 개막식에서 일련의 AI 핵심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조세핀 테오(Josephine Teo) 디지털개발정보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AI 도구를 단순히 탐색하던 단계에서, 실제 영향력을 창출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배치하며 통제하는 단계로 결정적인 전환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테오 장관은 또한 싱가포르의 글로벌 연결성과 높은 로봇 도입률을 근거로 이 도시국가가 "세계를 위한 살아있는 실험실(living lab)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푼골 디지털 디스트릭트, 세계 최초 다중운영자 로봇 실증단지로

이번 발표의 핵심은 싱가포르 북동부 푼골 디지털 디스트릭트(Punggol Digital District·PDD)에 조성되는 '물리적 AI 테스트베드'다.

IMDA와 산업단지 운영기관 JTC, 싱가포르공과대학(SIT)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 시설은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러 운영업체의 로봇이 동일한 공공공간에서 동시 작동하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다중운영자(multi-operator) 실증단지가 될 전망이다.

초기 참여 기업은 동남아 슈퍼앱 그랩(Grab), 글로벌 물류기업 DHL, 보안서비스 기업 서티스(Certis), 자율주행 배송 스타트업 퀵봇(QuikBot) 등 8곳이다. IMDA와 JTC는 이 로봇들이 근무 시간 외에도 인간 근로자를 보완하고, 접근이 어려운 공간을 순찰하며, 더 빈번한 청소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니트리(Unitree)·슬람텍(Slamtec),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필드AI(Field AI)도 이 실증단지에서 로봇을 개발·시험할 계획이다.

필드AI의 샤이간 오미드샤피에이(Shaigan Omidshafiei)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는 금본위"라고 평가하며, "우리는 인간의 수준과 주체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지, 인간의 주체성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첫 싱가포르 연구소…오픈AI·구글도 동시 입성

같은 날 엔비디아(NVIDIA)는 싱가포르에 첫 AI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두 번째인 이번 연구소는 '체현 AI(Embodied AI)'와 '효율적 AI 컴퓨팅' 분야 연구를 담당한다.

엔비디아의 수석과학자 윌리엄 달리(William Dally)는 기조연설에서 "로봇이 정말 유용하려면 예측되지 않는 방식으로 환경과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동차 조립과 같은 복잡한 작업 수행 능력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욱 복잡한 업무를 더 높은 정확도와 성공률로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실제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픈AI도 싱가포르에 '응용 AI 랩(Applied AI Lab)'을, 구글 딥마인드는 현지 거점을 확대한다고 밝혀 글로벌 빅테크 3사가 같은 날 투자를 공식화하며 동남아 AI 경쟁이 달아올랐다.

로봇 밀도 세계 2위…"피지컬 AI 선두국가" 자신감

전문가들은 싱가포르가 물리적 AI 분야 선두주자로 부상할 유리한 조건을 이미 갖췄다고 평가한다. 국제로봇연맹(IFR)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제조업 로봇 밀도 기준 세계 2위로, 직원 1만 명당 818대의 로봇이 설치돼 있다.

난양공과대학 양지안페이(Yang Jianfei) 교수는 "싱가포르는 기초 AI 모델에서 미국을 이기거나, 대규모 로봇 공급망에서 중국을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글로벌 발전을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외 산업 파트너, 연구자, 운영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문제를 다른 대형 생태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기술디자인대학교의 모한 라제시 엘라라(Mohan Rajesh Elara) 교수는 "싱가포르의 고령화 인구와 인력 제약이 AI 기반 자율 로봇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창출한다"고 분석하며, "안전하고 규제된 협력적 도시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큰 경쟁 우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3년 내 강력 배치 가능"…안전 기준 정립이 관건

양지안페이 교수는 노동력 부족과 운영 비용 상승으로 인해 제조업·물류·보안 분야가 물리적 AI 통합의 선두에 설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내에 훨씬 강력한 배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환자와 노인을 직접 대면하는 의료 분야의 경우 광범위한 도입에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엘라라 교수는 정책 입안자들이 물리적 안전, 사이버보안, 프라이버시를 아우르는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오늘날 도시와 건물들은 주로 인간을 위해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봇이 엘리베이터, 문, 충전 시스템, 통신망, 더 넓은 도시 인프라와 안전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 준비 환경(robot-ready environment)'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김용(Gan Kim Yong) 부총리도 이달 초 "싱가포르가 AI 모델 구축의 선두에 설 가능성은 낮지만, AI 솔루션 개발 및 배치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며 "AI 전략은 첨단 제조, 금융, 의료, 물류 분야의 실제 활용 사례에 기반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생성형 AI 이후 차세대 프론티어로 부상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싱가포르가 '세계의 리빙 랩'을 자처하며 글로벌 AI 지도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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