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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키운 역설… TSMC ‘비용 통제’에 노동자 협상력 폭발
2026.05.24 07:45
1분기 이익 58% 급증에도 올해 설비투자 300억 달러 안팎 지출에 인건비 압박

대만 SNS서 삼성식 성과급 산정 요구나 협상 전술 학습 동향 확산

2나노·A14 공정 대체 불가능성에 단기 가동률·패키징 캐파가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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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대만 TSMC 내부에서 성과급 삭감 소문을 둘러싼 직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대만 TSMC 내부에서 성과급 삭감 소문을 둘러싼 직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고 IT 전문매체 Wccftech가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가 급팽창하는 와중에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노동시장에서 구조적 균열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특히 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 삼성전자의 최근 노사 협상 과정과 성과급 산정 방식 투명화 요구 전술을 학습 모델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국내 반도체 업계와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20억 달러 설비투자가 부른 내부 자금 압박

TSMC는 인공지능 연산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0%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차세대 주력인 N2(2나노미터) 공정의 시제품 생산(Tape-out) 요청 건수도 기존 3나노 공정보다 1.5배 이상 늘어났다.

역대급 실적에도 경영진이 인건비 감축 카드를 만지는 배경에는 천문학적인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자리한다. TSMC의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280억~320억 달러(약 42조~48조 원) 수준으로 고정비 부담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회사는 현재 미국·일본·독일·대만 등 주요 거점에서 대규모 신규 팹 투자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원가 구조상 첨단 공정 전문 인력의 확보 비용이 급증하자 경영진이 대만 내부의 인건비 통제에 나섰고, 이에 직원들은 페이스북 등 내부 커뮤니티를 통해 조직적인 저항의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성과급 삭감 이슈는 현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한 미확인 정보로, TSMC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실제 보상 축소 여부보다 보상 체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독점 구조와 공정 락인이 키운 노동자 협상력

시장 참여자들은 TSMC 노동자들이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근거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대체 불가능성을 지목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인공지능 칩을 사실상 전량 생산하는 상황에서, 쿠다(CUDA) 생태계와 칩 설계 최적화가 TSMC 공정에 고착화(Lock-in)되어 있어 고객사가 삼성전자나 인텔로 단기에 전환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TSMC 공장은 공정 특성상 단기 공급 탄력성이 낮아 단 하루만 가동을 중단해도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일정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파운드리 공급 부족을 심화해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설계 기업들의 실적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핵심 변수가 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협상 타이밍이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반사이익과 비용 전가 사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 손익 계산서

단기적으로는 TSMC가 치명적인 생산 차질을 피하려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조기에 수용할 확률이 우세하다. 다만 가파른 인건비 상승은 제조원가 압박으로 이어져 첨단 공정의 평균판매단가(ASP)를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공지능 칩을 구매해야 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수익성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대만 반도체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국내 파운드리 업계에 중장기적 반사이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단일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글로벌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등으로 주문을 분산하려는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국내 노사 갈등 기류에서 자유롭지 못해, 아시아 반도체 벨트 전반의 비용 상승 압박으로 동반 작용할 리스크도 안고 있다.

인공지능 시장의 거품 여부와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리스크 관점에서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향후 자산 배분을 위해 다음 네 가지 핵심 지표를 반드시 교차 점검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유지 여부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의 인프라 지출 지속성이 파운드리 수요의 펀더멘털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둘째, TSMC 대만 공장의 분기별 가동률 추이다. 내부 노사 갈등의 수위에 따라 실질 생산량이 변동하면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재발시킬 수 있다.

셋째, 첨단 파운드리 평균판매단가(ASP) 추이다. 인건비 상승분이 고객사에 성공적으로 전가되는지 확인해야 파운드리와 설계 기업의 마진율을 방어할 수 있다.

넷째, CoWoS 등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 확충 속도다. 인공지능 공급망의 병목이 후공정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패키징 라인까지 번지는지 감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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