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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애플 연합 가시화… 1.8나노 공정이 흔드는 파운드리 판도
2026.05.17 07:13
TSMC 독점 균열 조짐… 미 반도체 동맹, 새로운 변수로 부상

글로벌 파운드리 구조 재편 압력… 한국 반도체 수주·HBM 전략 재평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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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인텔의 차세대 1.8나노급 공정인 '18A-P'를 활용한 애플 실리콘 시스템온칩(SoC)의 시험 생산(테스트 런)에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만 TSMC가 독점하던 애플의 최첨단 칩 공급망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기술 매체 엔가젯(Engadget)은 지난 15일(현지시각) IT 유명 분석가 밍치궈의 개인 소셜미디어(X) 게시글을 인용해 애플이 인텔의 차세대 1.8나노급 공정인 '18A-P'를 활용한 애플 실리콘 시스템온칩(SoC)의 시험 생산(테스트 런)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제조처 다변화를 넘어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자국 중심주의와 안보 동맹의 영향력이 투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의 부활 가능성은 첨단 공정 수주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태계를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전략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저가형 칩 겨냥한 인텔의 추격… 2027년 양산 시나리오 부각

인텔은 지난 2020년 애플이 자체 설계 칩을 도입하며 결별한 지 6년 만에 안방 고객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었다. 밍치궈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인텔 18A-P 공정을 통해 구형 및 저가형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에 탑재할 프로세서의 위탁생산을 타진하고 있다. 인텔은 올 한 해 동안 애플 프로세서의 테스트 생산을 진행하며 수율 검증에 집중한 뒤, 오는 2027년 본격적인 양산과 인도를 목표로 움직인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8년과 2029년까지 출하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생산 기지는 인텔이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의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지원받아 구축 중인 오레곤, 애리조나, 오하이오 팹(공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도입 공정인 18A-P는 인텔의 기존 18A 공정을 한 단계 개선한 기술이다.

후면 전력 공급 기술(PowerVia)과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리본펫(RibbonFET) 구조를 적용해 성능 잠재력 측면에서는 TSMC의 2나노(N2) 공정과 경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실제 양산 안정성과 대량 생산 수율 측면에서는 아직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단기적으로는 TSMC가 애플 물량의 90%를 유지하며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지만, 애플이 인텔의 차세대 1.4나노급(14A) 공정 도입까지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 안보 동맹의 후원과 파운드리 3사 구조 재편 압력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미 행정부의 자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구축 기조와 결을 같이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인텔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할당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단행해 왔으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 자급률 제고를 위해 첨단 빅테크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지속해서 독려해 왔다. 미국 영토 내에서 칩 설계부터 최종 생산까지 완결하는 생태계가 점차 가시화되는 배경이다.

이러한 흐름은 대만과 한국 중심의 아시아 공급망에 의존하던 지형에 변화를 요구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도 직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주요 역학관계는 다음과 같이 전개되고 있다.

TSMC의 경우 핵심 칩 독점 공급(90% 수준 유지) 체제를 굳건히 지키며 2나노 양산 안정성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으나, 상존하는 양안 관계의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인텔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수혜를 바탕으로 1.8나노 공정의 애플 테스트를 유치하며, 선단 공정 시장에서 유의미한 대안 사업자로 부상할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GAA 기반 3나노 공정을 세계 최초로 선제 도입한 데 이어 2나노 공정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대형 고객사의 추가 수주가 시급한 시점에서 인텔의 추격으로 인해 향후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입지 약화 우려 및 격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이 대형 고객사의 대량 양산 경험을 통해 수율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으로, 인텔이 애플 물량을 바탕으로 양산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기 시작한다면, 향후 선단 공정 수주 시장에서 한층 경쟁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HBM 공급망 영향 가시화…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생존 지표

메모리 반도체 업계 역시 이번 파운드리 지형 변화가 가져올 중장기 파급 효과를 예의시각으로 주시하고 있다. 인텔이 애플의 차세대 첨단 SoC 물량을 배정받아 미국 내에서 독자적인 첨단 패키징을 수행하게 될 경우, 여기에 탑재되는 차세대 메모리의 공급망도 인텔의 생태계와 연동될 여지가 크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인텔-애플 연합이라는 새로운 선단 공정 공급망으로 납품처를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HBM 공급망 진입 가속화와 파운드리 경쟁력 증명이라는 다중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다만 현재 HBM 수요의 절대적인 중심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칩에 집중되어 있어, 인텔 파운드리발 수요가 메모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 변수라기보다는 중장기적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미국 현지 패키징 팹 가동 시점을 조율하고 독자적인 첨단 패키징 기술 생태계를 확충하는 등 완충 요인을 마련하며 시장 대응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향후 국내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자금 흐름의 향방을 가늠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 지표를 긴밀히 점검해야 한다.

첫째, 인텔 18A-P 공정의 실제 초기 수율 확보 여부와 2027년 양산 스케줄의 차질 없는 진행 추이다. 인텔이 애플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며 예정된 타임라인을 준수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신뢰도와 실제 물량 이동의 규모가 결정된다.

둘째,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퀄컴·AMD 등 다른 글로벌 빅테크향 차세대 선단 공정 수주 성과다. 애플 외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로부터 대형 수주를 조기에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선단 공정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가 추진력을 회복할 수 있다.

셋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패키징 공장 구축 속도 및 인텔 생태계 내 물량 진입 규모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안보 동맹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메모리 사가 미국 내 패키징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연착륙해야만, 엔비디아 쏠림 리스크를 완화하고 견고한 실적 호전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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