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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美 도난 사고, 경찰 회수 후 6개월 방치 '파장'
2026.04.09 10:14
회수된 쏘나타 통보 누락으로 6개월간 압류소 방치... 차주 소유권 상실

美 수사당국 간 소통 부재가 낳은 행정 참사... "제조사 결함 넘어 공권력 태만"

보험사 전손 처리 후 소유권 회수 불가... 지자체 대상 집단 소송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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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도난 차량을 즉시 회수하고도 6개월간 방치한 수사당국의 실책 탓에 차주가 자신의 차량에 대한 법적 권리를 영구히 박탈당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을 겨냥한 절도 범죄가 이제는 현지 수사기관의 행정적 무능과 결합하며 차주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재산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

8일(현지시각) 외신 WHIO TV와 자동차 전문 매체 잘롭닉(Jalopnik)의 보도에 따르면, 도난 차량을 즉시 회수하고도 6개월간 방치한 미 수사당국의 실책 탓에 차주가 자신의 차량에 대한 법적 권리를 영구히 박탈당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한국기업의 차량 보안 이슈를 넘어 미국 공권력의 시스템 부재가 낳은 전형적인 행정 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난 당일 차량 찾고도 '입 닫은' 경찰... 180일의 행정 공백

이번 사건의 전말을 들여다보면 미국 수사기관 간의 정보 공유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미시간주 퍼데일에 거주하는 샤론 크레인 씨는 지난 2025년 9월 14일, 집 앞마당에서 2015년형 현대 쏘나타를 도난당했다.

크레인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으나, 정작 차량은 도난 당일 디트로이트 경찰에 의해 회수되어 압류 보관소로 옮겨진 상태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경찰청은 차량 회수 사실을 관할 퍼데일 경찰서나 소유주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자신의 차가 불과 3.2km(2마일) 떨어진 압류소에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크레인 씨는 실종 한 달 뒤 보험사로부터 약 8900달러(한화 약 1317만 원)의 보상금을 받고 사건을 종결했다.

지난달 뒤늦게 경찰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이미 차량의 소유권이 보험사로 완전히 넘어간 뒤였다.

'임파운드 늪'에 빠진 재산권... 미 공권력 향한 '정조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선 공권력의 태만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경찰청 대변인은 "차량 회수 즉시 소유주에게 통보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6개월간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음을 시인한 셈이다.

문제는 미국 현지 법상 보험사가 전손(Total Loss) 보상금을 지급하면 차량 소유권은 즉시 보험사로 귀속된다는 점이다.

크레인 씨는 6개월 만에 압류소에서 멀쩡한 상태의 차량과 개인 소지품을 확인하고도, 이를 되찾으려면 경매 시장에 나온 자신의 차를 다시 돈을 주고 낙찰받아야 하는 모순적 상황에 직면했다.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이 수사기관의 무능으로 침해된 명백한 사례"라며 "수사기관 간의 데이터베이스 불일치가 소비자에게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쏘나타·엘란트라 차주들 '이중고'... 보안 패치 너머의 행정 과제

현재 오하이오주 데이턴을 비롯한 미 중서부 지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구형 모델을 노린 절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데이턴 경찰청이 공개한 범죄 지도를 분석하면, 하스스톤(Hearthstone) 등 특정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절도 행위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행정 누락 사건은 향후 법적 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제조사인 현대차와 기아를 향했던 소송 화살이 이제는 부실한 차량 관리 체계를 방치한 미국 지자체와 경찰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태는 기술적 결함으로 시작된 범죄가 공권력의 무책임과 만나며 시민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안 패치와 핸들 잠금장치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 수사당국에 실시간 차량 회수 알림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외 협력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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