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링크를 복사해서 공유해보세요

중국 'AI 반도체 독립' 선언… 엔비디아 CUDA 장벽 넘는 '제3의 길' 가동
2026.04.08 06:53
딥시크 V4·화웨이 어센드 동맹, '소프트웨어 정의 칩(SDC)' 전략으로 규칙 제정자 도약 나서

article box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수출 규제가 중국의 기술 생태계를 조이는 가운데, 중국이 단순한 하드웨어 추격을 넘어 전 세계 AI 개발의 사실상 표준인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쿠다(CUDA)' 자체를 무력화하는 '제3의 길'을 공식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수출 규제가 중국의 기술 생태계를 조이는 가운데, 중국이 단순한 하드웨어 추격을 넘어 전 세계 AI 개발의 사실상 표준인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쿠다(CUDA)' 자체를 무력화하는 '제3의 길'을 공식화했다. 중국이 목표로 삼는 것은 칩 하나의 성능이 아니라, 누가 AI 개발의 규칙을 쓰느냐는 생태계 지배력이다.

article box
화웨이 vs 엔비디아 주요 AI 칩 사양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엔비디아 종속은 확정된 패배"… 칭화대 교수의 경고

칭화대학교 마이크로전자학과 웨이샤오쥔(魏少軍) 교수는 7일(현지시각) 대만 디지타임스 및 IEEE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AI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정면으로 진단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 IC설계 분과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AI 경쟁의 본질은 칩 성능이 아니라 규칙과 생태계 지배력에 있다"고 단언했다.

웨이 교수의 논리는 명확하다. 개발자가 엔비디아 쿠다 생태계 안에서 작업한다는 것은 단순히 칩 하나를 구매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쿠다로 작성된 코드는 엔비디아 GPU가 아닌 하드웨어에서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즉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쿠다에 익숙해질수록, 중국산 칩이 아무리 성능을 높여도 채택되기 어려운 구조적 종속이 심화한다. 그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개발 도구 전체를 자국화하지 못하면 장기적 자립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시장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2025년 중국 AI 컴퓨팅 칩 시장은 약 2300억 위안(약 50조 원) 규모로 전년 대비 91% 급성장했지만, 국산 칩의 점유율은 여전히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그 과실의 70%는 여전히 엔비디아가 가져가는 구조다.

GPU도 DSA도 아니다… '소프트웨어 정의 칩(SDC)'의 등장

웨이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기존 아키텍처의 연장선이 아닌 근본적인 재설계다. 그가 제안한 '소프트웨어 정의 칩(SDC, Software-Defined Chip)'은 하드웨어의 연산 블록 자체를 소프트웨어 명령에 따라 실시간으로 재구성(Reconfigure)하는 방식이다.

기존 구도를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GPU는 범용성이 높아 다양한 연산에 활용할 수 있지만, 전력 효율이 낮다. 반대로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반도체(DSA)는 성능은 뛰어나나 유연성이 없어 AI 모델 구조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칩이 필요하다. SDC는 이 두 한계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웨이 교수는 "공정 미세화(Scaling)만으로는 폭증하는 AI 연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아키텍처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IC 설계 산업 규모를 향후 5년 내 1조 위안 이상으로 키우고, 현재 7.7%에 불과한 고성능 컴퓨팅(HPC) 칩 비중을 대폭 끌어올려 '추격자'가 아닌 '규칙 제정자(Rule Setter)'로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이다.

딥시크 V4·화웨이 어센드 950PR 동맹… '중국형 AI 스택' 본격 가동

이 전략은 산업 현장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차세대 모델 'V4'가 화웨이의 최신 AI 칩 '어센드 950PR'에 최적화돼 설계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모델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소프트웨어(딥시크)-하드웨어(화웨이)-플랫폼(CANN)이 하나의 국산 스택으로 묶인 '중국형 AI 전용 인프라'의 첫 대규모 실전 배치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알리바바·바이트댄스·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들이 V4 출시에 맞춰 화웨이 어센드 칩 수십만 개를 선(先)주문하면서, 칩 가격이 20%가량 급등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역설적으로 국산 생태계에 대한 산업계의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화웨이 어센드 950PR의 경쟁력은 '추론(Inference)'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에 반입되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제품인 H20을 추론 성능에서 압도한다고 평가받는다. 최상위 제품인 H200에는 못 미치지만, 현재 AI 사업의 실질적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 추론 시장을 장악해 실질적인 국산화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딥시크가 V4를 화웨이 칩에서 구동하기 위해 엔비디아 쿠다와 유사한 화웨이 전용 연산 플랫폼인 'CANN(Compute Architecture for Neural Networks)' 기반으로 코드를 전면 재작성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된 사실은 이 전환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병렬 AI 세계'냐 '폐쇄적 고립'이냐… 넘어야 할 세 가지 벽

중국의 'AI 반도체 독립'이 현실화되려면 세 가지 구조적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첫째는 제조 공정의 한계다. 중국의 자국 파운드리인 SMIC는 7나노미터 이하 공정에서의 수율과 안정성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단 공정 없는 '최첨단 칩' 독립은 근본적인 제약이다.

둘째는 공급망 리스크다. AI 칩 성능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비(非)중국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되는 한, 국산 AI 스택의 완전한 자립은 한계를 가진다.

셋째는 생태계 확장성이다. SDC와 CANN이 중국 내수를 넘어 글로벌 개발자들에게 채택되지 않는 한, 중국의 'AI 독립'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폐쇄적 고립으로 귀결될 수 있다.

'CUDA 세계'와 'SDC 세계'의 분기점

현재 중국 AI 인프라는 '학습(Training)은 엔비디아, 추론(Inference)은 화웨이'로 나뉜 과도기적 이중 구조에 놓여 있다. 딥시크 V4와 화웨이 동맹이 추론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개발 생태계가 두터워진다면, 이 이중 구조는 점차 국산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이 흐름이 성공할 경우, 글로벌 AI 인프라 지형도는 서구권의 'CUDA 세계'와 중국의 'SDC·CANN 세계'로 양분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반도체 시장의 변화가 아니라, 인공지능 개발의 표준 자체가 두 갈래로 갈리는 기술 패권 전쟁의 서막이다.

국내 반도체·AI 기업들로서는 이 분기점을 주시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HBM 공급망에서 중국 수요가 국산 생태계로 내재화될 경우의 시나리오, 그리고 SDC 아키텍처가 새로운 글로벌 표준으로 부상할 경우 차세대 칩 설계 전략에 미치는 파장을 지금부터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이코노믹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목록보기

엔비디아 최근 뉴스

내 삼성 주식, 엔비디아 추월하나?… 애플 '아이폰 폴드' 단독 수주에 영업이익 488조 전망

2026.04.09 10:52

엔비디아의 ‘AI 역습’… 자동차 산업 피라미드 근간이 흔들린다

2026.04.08 05:25

엔비디아의 ‘AI 역습’… 자동차 산업 피라미드 근간이 흔들린다

2026.04.08 05:25

팝업닫기

AI가 알려주는 투자타이밍!

초이스스탁US 프리미엄

  • 1지금살까? 특허받은 전종목 매매신호
  • 2매수부터 매도까지! 종목추천
  • 3투자매력과 적정주가를 한눈에 종목진단
팝업닫기

AI가 알려주는 투자타이밍!

초이스스탁US 프리미엄

  • 1지금살까? 특허받은 전종목 매매신호
  • 2매수부터 매도까지! 종목추천
  • 3투자매력과 적정주가를 한눈에 종목진단

결제 처리중 입니다...

중복결제가 될 수 있으니 페이지를 새로고침 하거나 이동하지 마시고 잠시 기다려주세요.

구독취소 처리중 입니다...

취소 에러가 날 수 있으니 페이지를 새로 고침하거나 이동하지 마시고 잠시 기다려주세요.

카드변경 처리중 입니다...

카드변경 에러가 날 수 있으니 페이지를 새로 고침하거나 이동하지 마시고 잠시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