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포드차·테슬라 ‘충전 동맹’, 전기차업계 게임체인저 되나
김현철23.05/31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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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급속충전소 슈퍼차저에서 충전 중인 포드 전기차. 사진=포드차


미국 3대 완성차 제조업체에 속하는 포드자동차(F)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TSLA)의 전기차 고속충전기를 공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세계 전기차 제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포드차가 밝힌 내용의 골자는 내년 초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1만2000여 곳에 설치돼 있는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 슈퍼차저에서 충전 어댑터를 이용해 포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

나아가 오는 2025년부터는 포드의 신형 전기차에 테슬라의 표준 충전 포트를 장착해 아예 충전 어댑터 없이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두 기업이 합의한 사항이다.

◇포드차, 테슬라 NACS 진영에 가세

포드차가 경쟁사인 테슬라의 고속충전기를 쓰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격차는 크지만 포드차가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는 2위 전기차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특히 포드차가 테슬라와 충전기 문제로 손을 잡은 것은 미국뿐 아니라 유로존과 우리나라에서도 급속충전 표준 규격으로 사용되는 ‘CCS’ 충전기의 몰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포드차가 공유키로 한 것이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급속충전 표준 규격인 ‘NACS’ 충전기라서다.

◇테슬라 NACS 규격 저변 넓어지고 경쟁규격 CCS 위축될 듯

30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북미지역에서 사용되는 급속충전기의 규격은 CCS와 NACS로 갈려 있다. 테슬라 이외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만든 전기차는 CCS 방식을, 테슬라 전기차는 NACS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사용하는 전기차 메이커 수로 보면 CCS 방식을 쓰는 곳이 훨씬 많지만 테슬라가 세계 1위의 전기차 판매량을 자랑하는 기업이란 점 때문에 이미 NACS 규격의 사용률이 결과적으로 CCS를 2대 1 비율로 앞서 있는 상황인데 미국 2위 전기차 업체인 포드까지 NACS 규격을 사용하는 업체로 가세하면 테슬라의 NACS 규격이 더 큰 시장지배력을 갖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여기에다 GM와 스텔란티스를 위시해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와 달리 아직 독자적인 충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도 전기차 충전 시장의 무게 중심이 테슬라 쪽으로 더 이동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의 근거로 작용한다.

GM이나 스텔란티스에서 만든 전기차를 모는 소비자들도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어댑터를 갖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포드차는 이같은 번거로움에서 탈피해 아예 NACS 규격 체제로 갈아타겠다고 선언한 것.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충전 편의성을 가장 중시한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CCS 충전기 낮은 성능도 배경

포브스에 따르면 CCS가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큰 또한가지 이유는 NACS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 또는 신뢰성 때문이다.

어댑터만 있으면 테슬라 전기차 운전자도 CCS 방식의 충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CCS 규격의 충전소를 사용하는 테슬라 운전자는 많지 않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지금까지 여러 기관에서 평가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의 NACS 규격 충전기가 성능 측면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CCS를 압도해왔기 때문이라는 것.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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