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UFJ, 日 시총 2위 등극…금리 상승 기대감에 은행주 고공행진
노정용23.09/17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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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UFJ, 미즈호 등 일본 대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도쿄 증시에서 금융주가 금리 상승 전망에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조기에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을 배경으로 대출 마진과 운용 환경 개선 기대감에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 닛케이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은행주 지수는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의 전제가 되는 일본 경제의 '탈디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 일본 증시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 소니그룹과 NTT 제치고 2위로 도약

3대 은행 주가는 15일 일제히 연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의 주가는 9월 들어 11% 상승했으며, 11일에는 발행주식수를 합한 시가총액이 16조 엔을 넘어섰다. 이는 소니그룹과 NTT를 제치고 토요타자동차에 이어 일본 2위 규모다. 달러화 기준 시가총액은 미국 씨티그룹과 프랑스 BNP파리바를 30~40% 웃도는 수준이다.

대형 은행이 중심인 업종별 닛케이 평균주가의 '은행'은 14일 2018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민간 은행주 전체로 확대하면 시가총액은 15일 현재 총 54조8000억 엔으로, 3월 말부터 약 6개월 동안 15조7000억 엔(40%) 증가했다.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주가 지수(TOPIX)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7%를 넘어서며 약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익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은행주 상승의 배경이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장단기 금리 조작을 수정한 데 이어,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근본적인 완화 조정의 가능성이 시사됐다. 이에 따라 장기 금리의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9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인 0.7%대로 상승했다.

보험주에도 파급

금리 상승은 은행의 예대마진과 채권 운용 수익을 개선하여 중장기적인 수익 확대로 이어진다. 골드만삭스증권의 구로다 마코토 애널리스트는 장기 금리가 1%포인트, 단기 금리가 0.2%포인트 각각 상승할 경우 메가뱅크의 순이익이 향후 약 3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강화와 더불어 해외 진출과 디지털 전략 강화에 따른 성장 기대감도 있다. 미쓰비시UFJ는 올해 6월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대출 대기업 인수를 발표하는 등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채권 장기 운용에 유리한 보험주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카이해상 홀딩스와 MS&AD 인슈어런스 그룹 홀딩스 주가는 15일까지 연일 상장 이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영국계 운용사 오비스 인베스트먼트는 미쓰이스미토모 금융그룹 주식에 투자해 왔다. 오비스의 토키쿠니 츠카사 일본법인 사장은 "실적이 안정적이고 금리 상승 시 수익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주환원 강화 등을 기대하며 SOMPO홀딩스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한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주뿐만 아니라 일본 주식 전체에 대한 매수세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물가와 임금 상승이 선순환의 열쇠

금리가 오르면 보통 채권보다 주식이 비싸져 주가에 부담이 되지만, 7월에 일본은행이 장기금리를 사실상 1%로 올린 뒤에도 닛케이 평균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7월 3일에 기록한 버블경제 붕괴 후 최고치(3만3753엔)에 근접한 3만3533엔까지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설 것으로 확신하면 금융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늘고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이 시작되면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2%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일본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것이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매력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부채가 많은 미쓰비시에스테이트 등 부동산주가 올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이러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현재 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 임금은 계속 줄고 있다. 임금이 늘지 않고 물가만 오르면 소비가 위축된다. 시미즈 타케시 에셋매니지먼트원 조사그룹장은 "임금 상승과 설비 투자 확대 등 경제 성장이 지속돼 투자자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느냐가 한 단계 상승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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