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주니퍼 네트웍스 130억 달러에 인수 추진...AI·클라우드 경쟁력 강화
노정용24.01/09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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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형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미국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미국 통신장비업체 주니퍼 네트웍스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수 총액은 약 130억 달러(약 17조911억 원)다.

HPE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 분야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주니퍼는 '미스트 AI'라는 AI 기술을 개발해 기업의 IT 인프라 구축과 네트워크 운영 효율화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PE는 이러한 기술을 도입해 AI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절차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인수 소식에 주니퍼 주가는 급등했다. 8일 미국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주니퍼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27% 오른 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HPE 주가는 대형 인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8% 하락해 16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HPE는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자체 서버에 클라우드 대기업의 서비스 등을 결합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주니퍼는 1996년 설립된 회사로 스위치와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를 만든다. 2000년 닷컴 버블기에 시가총액이 급증했지만, 이후 주춤하고 있다.

AI와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IT업계의 M&A(인수합병)가 활발해지고 있다. 시스코가 2023년 9월 사이버 보안업체 미국 스플렁크를 약 280억 달러(약 36조8116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미국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가 동종업계인 미국 앤시스에 350억 달러(약 46조145억 원) 안팎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WSJ가 최근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당국이 감시를 강화하면서 미국 기술 대기업의 거액 인수가 어려워지고 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미국 어도비는 2023년 12월 동종업계인 미국 피그마 인수를 철회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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