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골드만삭스, ‘애플카드 사업’서 손 떼기 어려운 이유
김현철23.07/31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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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AAPL)이 ‘애플 카드’ 사업에 진출한 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굴욕적인 일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애플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를 달리는 기업으로 시총 기준 지난해 1월 3조달러(약 3826조5000억원)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 6월에도 또다시 3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처음으로 시총 3조달러 시대를 연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다.

그러나 미국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낸 단독기사에 따르면 쿡 CEO는 애플이 지난 2019년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S)와 손잡고 애플카드 사업을 시작한 뒤 직접 발급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금융기관과 제휴해 만든 애플 카드의 발급을 애플 총수가 거절당한 일이란 점에서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쿡 CEO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애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골드만삭스가 애플 카드와 제휴해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에서 발을 빼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뒤늦게 알려진 쿡 CEO의 굴욕

애플 카드는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이 지난 2019년 10월 출시한 것으로 애플이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 페이를 받지 않는 오프라인 소매점을 위한 실물 신용카드로 개발됐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쿡 CEO는 애플 카드가 출시된 후 직접 애플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발급 신청을 했으나, 신청자가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는 골드만삭스 신용평가팀의 판단에 따라 발급을 거부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평가팀이 쿡의 발급 신청을 거부한 이유는 유명 인사의 이름을 사칭해 카드를 부정 발급 받는 사례가 흔히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카드가 보유한 신용카드 채권의 인수자인 골드만삭스는 이 판단을 근거로 쿡이 실제로 낸 발급신청서를 반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결국 사실관계가 확인된 후에 골드만삭스가 반려 결정을 철회해 쿡은 애플 카드를 어렵사리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골드만삭스, 애플과 제휴 관계 정리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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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카드 견본. 애플 로고가 앞면에 골드만삭스가 로고가 뒷면에 적시돼 있다. 사진=애플/골드만삭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애플 카드 등 때문에 애플과 맺은 제휴 관계를 정리하고, 애플과 그동안 진행했던 협력 사업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다른 금융기관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일방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가 애플 카드 사업에 골드만삭스가 애초에 참여한 것은 소비자 금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였으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이 부문에서 30억달러(약 3조8300억원)가 넘는 큰 손실을 입으면서 발을 빼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애플 카드 사업을 제휴키로 결정했을 시점에는 지금과는 다르게 미국의 기준금리도 낮은 상태였고, 거시경제 전망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그사이 사정이 크게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애플 카드 제휴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마음대로 애플 카드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쿡 CEO가 애플 카드 출시 초기에 겪은 개인적인 일과는 관계없이 양측이 애초에 맺은 제휴 계약의 내용상 애플이 동의하지 않으면 골드만삭스가 일방적으로 발을 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 있어서다.

애플 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도 골드만삭스가 애플과 결별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발급 은행이 카드사와 카드 가맹점을 대신해 대금 결제를 처리해 주는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일종의 정산 수수료인데 골드만삭스의 경우 애플과 제휴하면서 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유가 어쨌든 이 계약이 결과적으로 발목을 잡아 골드만삭스는 수수료 측면에서만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애플이 자사 로고를 카드 앞면에 부각시키고, 골드만삭스를 뒷면에 배치한 것을 두고 두 기업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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