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챗봇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진충23.03/08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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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최근 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IT업계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출시된 ChatGPT보다 2년도 더 전에 당시 이용 가능한 어떤 것보다 강력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챗봇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일(이하 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그 챗봇은 바로 구글이 개발한 대화형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소와 말에 대해 즉흥적인 말장난을 하거나 철학적 토론은 물론 좋아하는 TV프로그램에 농담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핵심적 개발과정에 대니얼 드 프라이타스(Daniel De Freitas) 그리고 노엄 셰지어(Noam Shazeer) 2명의 연구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챗봇이 인터넷 검색과 컴퓨터 활용 방식에 혁명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외부 연구원들에게 챗봇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구글 어시스턴트 가상 도우미와의 통합을 시도했으며, 이후 공개 데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구글 임원들은 한 번도 그 프로그램이 AI 시스템의 안전과 공정성에 대한 회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수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두 연구원은 2021년 구글을 떠나 유사한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다른 회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이제 현대 인공지능시대 개척에 앞장섰던 구글의 가장 오랜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바로 그 기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에 놀라게 되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빙(Bing) 검색 엔진에 인간과 같은 방식의 대화 능력을 갖춘 생성형 챗봇 ChatGPT의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일론 머스크가 공동 설립한 지 7년밖에 되지 않은 오픈AI 스타트업이 개발한 ChatGPT는 구글 자체에서 이루어진 초기 인공지능 개발에서 도움을 받았다.

구글은 ChatGPT가 데뷔한 지 몇 달 만에 부랴부랴 두 연구원이 작업한 기술에 부분적으로 기반해 자체 챗봇을 공개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바드(Bard)라는 챗봇은 대화 형식으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웹사이트의 정보를 활용한다.

구글은 2월 6일 바드를 몇 주 안에 대중에 출시할 목적으로 대내외적으로 테스트 중이라며, 검색 결과 중 일부에 비슷한 기술을 구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구글의 비교적 신중한 접근 태도는 편향성과 정확성에 대한 내부 주장부터 지난해 자사 AI가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해 공개 해고된 직원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AI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 때문에 형성되었다.

이러한 에피소드로 인해 임원들은 자칫 AI 제품 공개 시현이 자사의 명성과 모회사인 알파벳에서 작년 거의 2830억 달러의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는 검색 광고 사업에 미칠 위험을 경계하게 되었다.

2020년까지 구글의 챗봇 사업부에서 일한 전 구글 제품 관리자인 가우라브 네메이드는 "구글은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와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 주도권을 유지해야 하는지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당시 그들의 연구가 흥미로웠지만, 연구 시제품과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기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AI 기술 출시에 있어서 소규모 스타트업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신중한 접근법은 얼마 후 입증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월 빙 사용자들이 부정확한 답변을 보고하자 챗봇에 새로운 제한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과 알파벳의 최고경영자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지난달 구글 직원들에게 "회사의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 일부가 최초로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자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모두에게 들판을 가로지르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 책임감 있게 개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챗봇 개발 노력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언젠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것이라는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도움을 준 컴퓨터 과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을 고용했다.

그는 당시 쓰고 있던 소설을 바탕으로 '대니얼'이라는 이름의 챗봇 등 여러 챗봇 개발 작업을 시작했다.

구글은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인공적인 일반 정보체계를 만드는 영국의 인공지능 사업체인 딥마인드(DeepMind)를 인수했다.

동시에 학계와 많은 기술자들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한 대규모 감시체계를 가능케 하는 AI의 잠재적 가능성을 우려해 점점 더 구글 같은 회사들이 그런 특정기술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졌다.

이 분야에서 높아지는 구글의 위상에 부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 등 기술 기업가 및 투자자들의 그룹이 결성되어 오픈AI를 2015년 설립했다. 처음에는 비영리기관으로 운영되었다. 오픈AI는 기업 이익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인류의 선(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결국 2018년에 자동차와 같은 잠재적인 드론 표적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추적하는 미 국방부 프로젝트 계약에 직원들의 반발이 일자 인공지능 기술을 군사 무기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그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구글 최고경영자 피차이는 또한 회사의 업무 지침상 7가지 AI 원칙을 발표했는데, 이는 AI 도구가 인간에 대한 책임성을 갖고 ‘안전하게 구축되고 테스트’되어야 한다와 같이 부당하게 편향된 기술의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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