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피델리티, 중국 연금 시장에서 1300조원 손실
양지혜23.03/28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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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K)과 피델리티(FDBC)는 수조 달러 규모의 중국 연금 시장에서 고객을 유치하지 못해 대규모의 손실을 입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상하이의 한 물류 관리 쥬디 덩은 1만2000위안(약 226만800원)을 상하이 현지 은행에서 새로 개설한 연금 계좌에 저축했다. 그녀는 블랙록이나 피델리티 같은 다국적 기업에 투자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쥬디 덩은“글로벌 대기업들이 매우 낯설다”며 “외국계 기업을 선택하려면 매우 뚜렷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에 처음으로 개인 연금 계획을 시작했다. 중국 국내 은행과 펀드 매니저들은 1조7000억 달러(약 908조6000억 원) 규모로 확대된 연금 시장에서 신규 사업의 대부분을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펀드 매니저들은 중국에서의 자산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연금 계획의 36개 시범 운영 도시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중국 공상은행(ICBC)과 초상은행 등 중국계 은행들이 모든 자금 유입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새로운 연금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중국 본토 기업의 우위는 60조 달러(약 7경7880조 원) 규모의 중국 금융 서비스 부문의 일부를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당국은 고령화 인구를 지원하기 위해 은퇴 저축을 유치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40년까지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50% 넘게 급증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중국의 인구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2022년 출산율이 하락하고 사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구 축소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연금 계획 등을 발표했다.

새로운 개인 연금 게획은 13조 달러(약 1경6874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된 개인 퇴직 계좌(IRA)와 유사하다. 중신증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중국의 개인 연금 시장 규모는 12조 위안(약 2260조8000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추측했다.

UBS는 “2060년까지 연금 시장 규모는 25조 달러(약 3경2450조 원)에 달하고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범 테스트에 참여한 23개 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일부 매니저들은 디지털 봉투 혹은 훙바오(紅包)로 50위안(약 9420원) 현금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매니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구매하기 어려운 해열·소염 진통제 ‘이부프로펜’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중국 우정저축은행은 추첨을 통해 최대 600위안(약 11조3040억 원)의 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연금 계획은 142만 위안(약 2억6752만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현재까지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법인은 중국에서의 자산이 중국 당국이 설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거나 최근에야 규제 당국으로부터 운영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연금 계획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60억 위안(약 1조1304억 원)의 뮤추얼 펀드를 보유한 블랙록의 자산관리 합작사는 해당 연금 계획에 참여하는 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수십년 동안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했으나 최근에야 합작사 지분 전체 인수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자산관리사들은 중국의 연금 시장에서 중국 은행들에 뒤처져 있어 최소 1조 달러(약 1298조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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