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애플·디즈니 AI 정책 공개 거부에 ‘퇴짜’
최용석24.01/05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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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사의 인공지능(AI) 사용 방침에 대한 정보공개를 제외해달라는 애플과 디즈니의 요청을 거부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다가오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인공지능(AI) 사용 방침에 대한 정보공개를 제외해달라는 애플(AAPL)과 디즈니(DIS)의 요청을 거부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미국 최고 증권 규제기관의 판결로 인해 애플과 디즈니가 노동 단체에서 제안한 AI 사용에 대한 정보공개 및 주주 투표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급격히 발전한 ‘생성형 AI’ 기술과 이에 기반을 둔 첨단 AI 모델을 업무 및 서비스 현장에 도입해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을 극대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업들의 행보는 첨단 AI 기술이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근로자를 대체해 일자리를 빼앗거나, AI가 기존 창작자들의 결과물을 허가 없이 부당하게 이용하고 학습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빚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대규모로 진행된 미국작가조합 파업과 최근 뉴욕타임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 및 챗GPT의 개발사 오픈AI 등을 상대로 저작물 무단 사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것 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이에 미국 최대 노동조합 연맹 AFL-CIO는 애플과 디즈니 및 주요 기술 기업 4곳을 상대로 기업의 AI 사용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 공개해달라는 요청을 냈다.

우선 AFL-CIO는 애플을 상대로 성명을 내고 “AI 시스템은 창작자와 권리 보유자에 대한 투명성, 동의 및 보상 없이 저작물이나 전문 연주자의 목소리, 초상 및 공연에 대해 교육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비즈니스 운영에서 회사의 AI 사용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하며, 회사의 AI 기술 사용과 관련해 회사가 채택한 모든 윤리적 지침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디즈니 상대로는 애플과 같은 내용에 “AI 사용을 감독하는 이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보고해 달라”는 내용을 추가로 주문했다.

애플과 디즈니는 “이 제안은 회사의 기술 선택과 같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운영’과 관련되어 있어 (주주총회 및 이사회) 보고와 투표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요청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SEC는 “이 제안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문제를 초월하며, 회사를 세세하게 관리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플과 디즈니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AFL-CIO 투자국 부국장 브랜든 리스는 “이번 SEC의 결정은 MS를 비롯한 다른 회사들처럼 애플과 디즈니도 AI 정책을 공개하게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라며 “이들은 AI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 시도조차 안 했다”고 지적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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