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투자 전문 블랙스톤, 자산 1조 달러 돌파...JP모건·블랙록 같은 빅리그 합류
국기연23.07/21 목록보기
최근 주력 상품인 부동산 투자 신탁에서 자금 인출 사태로 위기설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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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대체 투자 자산 운용사 블랙스톤(BX)(Blackstone)이 20일(현지시간) 자산 1조 달러 (약 1287조 원) 고지를 달성했다. 블랙스톤은 사모 펀드로는 처음으로 1조 달러 클럽에 입성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블랙스톤이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K)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JPM)와 같은 빅 리그에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블랙스톤은 이로써 금융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위상을 굳혔다고 NYT가 전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자산 1조 달러 달성은 우리가 투자자들과 함께 추구해온 특별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고, 앞으로 이를 더욱 확장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스톤은 지난 1985년에 2명의 창업자가 40만 달러를 운용하면서 출범했고, 그 이후 대체 투자로 급성장했다. 블랙스톤은 부동산, 헤지펀드, 인프라 투자, 매출채권보험 등 금융 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 1991년 부동산 시장에 진출해 현재 부동산 투자가 블랙스톤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미국에서 최대 건물주이다.

블랙스톤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 펀드를 운용했고, 기업을 저가에 산 뒤 매각하는 바이아웃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블랙스톤의 문어발식 확장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력 상품인 부동산 신탁에 대한 환매 요청 급증으로 블랙스톤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스톤의 주력 상품인 '블랙스톤부동산투자신탁(BREIT)'에서 자금 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BREIT은 물류센터, 아파트, 사무실 빌딩, 카지노 등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의 순자산가치는 약 700억 달러로 총자산은 1250억 달러에 이르며 투자자들에게 연 12%의 이익을 보장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최근 들어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해 대규모 환매 요청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11월 BREIT 상환 요청의 43%만 승인했다. 인출 요청 규모가 월 한도(순자산 대비 2%)와 분기 기준(순자산 대비 5%)을 초과했다는 게 그 이유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BREIT에서 유출된 금액은 약 80억 달러에 이른다고 FT가 보도했다.

미국에서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업무용 빌딩을 포함한 상업용 부동산 위기로 인해 블랙스톤과 같은 ‘그림자 은행’ (shadow bank)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림자 은행은 기존 은행처럼 미국 정부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아 은행보다 자유롭게 영업한다. 섀도우 뱅킹은 투자 은행, 헤지펀드, 사모 펀드, 은행의 투자 전문 자회사 (SIV) 등과 같이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런 그림자 금융업체가 구조화채권을 비롯한 ‘고수익-고위험’ 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동성을 창출한다.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워츠먼 최고 경영자(CEO) 겸 회장의 행보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NYT는 슈워츠먼이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정치 자금을 대주는 ‘큰 손’ 기부자이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라고 전했다. 슈워츠먼은 최근에 오는 2024년 대선전에 뛰어든 트럼프를 더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슈워츠먼은 지난해에 연봉과 배당금으로 12억 6000만 달러 (약 1조 6562억 원)를 받았다. 그는 2021년에도 11억 달러를 받았다. 그는 이로써 2년 동안에 3조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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