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범블, 온라인데이팅 시장 다크호스
21.03/29 목록보기
*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주투영님의 기고입니다.

범블(BMBL), 틴더에 도전장을 내민 고성장 온라인데이팅 시장의 다크호스
 


2월 11일 나스닥에 상장한 범블(BMBL)은 고성장중인 메가트렌드 온라인데이팅 산업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2014년 설립된지 6년만에 미국 내 틴더에 이어 2위 온라인데이팅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틴더, OKCupid 등 수많은 온라인데이팅 서비스를 운영중인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매치그룹(MTCH) 와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차별화에 성공하여 업계 내 공고한 입지를 구축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저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며 2020년 4분기 기준 범블 앱은 틴더 앱보다 2배 높은 매출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현 주가 $62.60 기준 1억 8천460주 총발행주식수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11.55B이며 순현금 $300M을 제외하면 기업가치(EV)는 $11.25B다. 
올해 매출액 가이던스 중간값이 $720M인 것을 감안하면 EV/FY21 매출은 15.63배로, 경쟁사 MTCH의 EV/FY21 매출 13.60배 대비 프리미엄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프리미엄은 압도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차별화된 DNA에서 나오는 범블의 USP
 


범블은 기업 설립부터 경영, 서비스까지 모든 부분에서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DNA를 가진 온라인데이팅 회사다.

먼저 위 사진에 나온 Whitney Wolfe는 범블의 창업자이자 CEO로, 여성이 리드하는 흔치 않은 테크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 데이팅 업계에서는 더욱 더 의미가 크다.
실제로 Whitney Wolfe는 틴더에서 근무하다가 직장 동료를 성희롱으로 고소하고 퇴사하여 2014년 범블을 창업했다.

그녀는 창업 초기부터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차별화된 온라인 데이팅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결과 여성이 원하는 남성에게 먼저 메시징을 해야만 연락을 할 수 있는, 즉 여성에 우선권을 주는 독특한 기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데이팅 앱에서 대부분의 매출은 남성들에게 나온다. 하지만 매칭 이후 여성이 먼저 연락을 한다는 것은 남성, 여성 고객 둘 다에게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보편적으로 데이팅을 할 떄 남자가 이성에게 먼저 컨택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문제점은 항상 남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점이다. 

반면 범블은 여자가 매칭된 이성에게 먼저 컨택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데이팅 다이내믹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여성에게 새롭지만 불쾌하지 않은 적극성을 부여한다. 
실제로 Whitney Wolfe는 이를 “female empowerment” (여성들의 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한 기능이라 이야기하고, 다수가 동의한다. 

반면 남성에게는 “첫 컨택”이라는 데이팅에 있어 중요하지만 번거로운 스텝을 생략하게 해주기에 더 매끄러운 유저 경험을 선사해준다. 그 어떤 남자가 이를 싫어하겠는가?
물론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에 따른 경제적 이점도 두가지 있다. 

첫번째는, 철저히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고 연락을 시작하기에 남자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을 받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틴더나 범블은 아직 무료회원들에게 광고를 도입하지 않았기에 모든 매출액이 유료 고객들에서 나온다. 

따라서 유저가 원하는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유료회원 전환율(paid user conversion rate)을 높이는게 중요하다. 
결제를 하면 무료 회원들 대비 확연한 이점을 주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싶은 고객들이 많을 것이다.

범블의 경우 “무제한 매칭 시도”, 지역을 변경할 수 있는 “여행 모드”, “유효기간이 지난 기 매칭된 여성들과 다시 연락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 등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수많은 프리미엄 기능들이 있다.
  


위 사진을 보면 “Bumble Boost”와 “Bumble Premium” 기능들을 대략 볼 수 있다.

범블 경쟁사인 틴더는 최근 “백그라운드 체크” 기능까지 도입했는데, 원하는 이성의 범죄기록과 재판기록까지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이렇듯 데이팅 앱들이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은 무궁무진하며 ARPU 포텐셜 또한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NFLX), 음악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 보다 대폭 높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두번째는, 아무래도 여성에게 주도권을 주다 보니 단기 만남보다는 좀 더 진지한 만남을 추구하는 유저들의 비중이 틴더에 비해 더 높다는 것이다. 
당연히 더 진지한 만남을 추구하는 유저들일수록 지갑을 열고 유료 기능을 구매할 그리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할 가능성을 높혀준다. 즉 ARPU 업사이드 포텐셜이 더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기준 범블의 유료고객 ARPU(월별 유저당 매출액)는 $26.8로, 틴더의 $16.3 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고성장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고성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메가트렌드다. 클라우드, 이커머스 같은 막강한 트렌드와 동급으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카테고리다. 
이들 카테고리 기업들과의 차이점은 코로나 기간동안 전체적인 다운로드수 급증에도 유료회원 전환율의 감소로 코로나 수혜와 타격을 동시에 받았기에 TDOC-원격의료, ZM-화상 플랫폼, SHOP-이커머스 등 코로나로 큰 수혜를 받은 기업들 대비 코로나 종식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다는 것이다.  
 


스탠포드 교수가 출간한 논문에 따르면 현대 커플의 40%가 온라인 데이팅을 통해 만나고 있으며 (위 이미지상 빨간선), 이러한 비율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위 논문이 코로나 이전에 나온 것을 고려한다면 향후 수년간 더욱 더 가파른 성장을 할 것이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소셜미디어로 인하여 사회성이 부족한 현대 밀레니얼, 젠Z 청년들은 그 어떠한 세대보들보다 이성을 만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위 그래프에서 보듯 여성과 한번도 성경험이 없는 미국 청년의 비율의 지속적 신고치 (2008년 8% > 2018년 27%)로 증명이 되고 있다.  



BMO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글로벌 TAM은 2020년 기준 $6.3B이며 향후 10년간 CAGR 14.1%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 전망된다. 

이렇듯 모든 부분들을 고려한다면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고성장이 향후 적어도 10년간 지속될 것이며, 상대적으로 과점화가 이루어진 상황이기에 (매치 & 범블) 제한적인 경쟁 상황에서 선두 기업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수혜를 독점할 수 있을 것이다.  

4분기 실적 발표 & 2021년 가이던스

경영진은 최근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 2020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2021년 매출/EBITDA 가이던스 또한 제시했다.
 


괄목할 만한 것은 4분기 범블 앱의 매출액이 YoY 46.6%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4분기 틴더의 매출증가율 추정치인 21~22%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올해 매출 가이던스 또한 YoY 24% 성장으로 컨센서스를 다소 상회하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물론 MTCH, BMBL을 분석함에 있어 서비스별 매출 비중을 보는게 매우 중요하다.

MTCH의 경우 매출액의 약 57%가 틴더 앱에서, BMBL의 경우 매출액의 62%가 범블 앱에서 나온다. 
나머지 매출은 성장률이 매우 낮은 웹사이트 같은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들에서 나온다.

필자는 이러한 저성장 사업부의 적정 PSR로 4를, 고성장 사업부 (틴더나 범블) 적정 PSR로 13~20배를 보고 있다. 

또한 MTCH는 틴더, 저성장 사업부 외에도 매우 빠르게 성장중인 데이팅 앱 Hinge도 보유중으로, 개인적으로 Hinge의 가치를 $4B로 추정한다. 

실제로 밸류를 해보면 2022년 예상 실적 기준 MTCH의 틴더 앱 EV/매출은 14배, 범블 앱 EV/매출은 12배 정도를 받고 있다고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범블 앱의 매출성장률이 틴더 앱보다 2배 가까이 높으므로 이러한 범블의 상대적 저평가는 미스프라이싱 기회라고 본다.

물론 좀 더 보편적인 방식인 전체 매출 대비로 봐도 2021년 실적 기준 MTCH의 EV/매출은 15.63, BMBL의 EV/매출은 13.60으로, 최근 분기 범블의 전사 매출성장률 31.1% vs. MTCH 18%으로 72%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MTCH의 상대적 프리미엄은 이해하기 힘들다.

결론

범블은 온라인데이팅 시장의 다크호스로, 차별화에 성공하며 틴더를 매우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여성 CEO가 이끄는 온라인 데이팅 기업으로써의 이점과 여성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차별화된 기능 또한 데이팅 다이내믹에서 매우 중요한 여성 고객 확보와 남성 고객의 ARPU 증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테크 기업들의 밸류가 고공행진중인 시장상황을 고려한다면 올해 실적 기준 15.63 EV/매출은 싼 밸류는 아니다.
하지만 설립한지 7년밖에 안되어 아직도 성장 초입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향후 5년간 고성장을 지속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TAM(잠재시장규모) 또한 2020년 기준 $6.3B으로 향후 10년간 CAGR 14.1%의 고성장을 통해 2030년 $23.6B으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73% GPM과 22% Adj. EBITDA 마진으로 보듯 수익성 또한 매우 높은 비즈니스모델이다. 일례로, 테크 플랫폼 카테고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냅(SNAP)의 GPM 50% 중반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보여준다. MTCH의 케이스에서 보듯 피크 영업이익률이 페이스북 수준인 30~40%에 손쉽게 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한다면 MTCH 대비 압도적인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디스카운트를 받는 현주가는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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