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워런 버핏.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1분기 중 애플(AAPL)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AC)(BofA)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15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대신 버크셔는 뱅크 오브 뉴욕(BNY) 멜론(BK), 대만 반도체 업체 TSMC(TSM) 등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또 은행위기로 은행주가 급락한 와중에 캐피털 원 파이낸셜(COF)에 대거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피털 원 매수

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 이를 투자기회로 삼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버핏의 버크셔는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시작으로 지난 1일 퍼스트리퍼블릭이 JP모건체이스에 예금과 자산을 넘기면서 사실상 문을 닫은 은행위기 기간 중 은행주를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CNBC,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버크셔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제출한 공시에서 버크셔는 일부 은행주를 내다 팔았지만 캐피털 원 파이낸셜 주식을 대거 매수하는 등 은행주 지분에 변화를 줬다.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1분기 중 처음으로 캐피털 원 지분에 투자하기 시작해 9억5000만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버지니아주 맥린에 본사가 있는 캐피털 원은 은행주들이 폭락하던 와중에도 흐름이 양호해 1분기 중 3% 넘게 상승세를기록했다.

캐피털 원은 버크셔가 매수에 나섰다는 공시가 나온 덕에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했다.

다만 캐피털 원 매수가 버핏의 작품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의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슬러 역시 각각 약 150억달러자산을 주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BNY 멜론, US 뱅코프 매각

대신 버크셔는 같은 기간 BNY멜론과 US뱅코프 지분을 매각했다. 이전부터 추진하던 매각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잔여 지분을 모두 1분기중에 털어냈다.

BNY멜론은 3월 12일붕괴한 시그니처은행처럼 고객들의 자산을 수탁해 보관하는 금고 역할을 하는 전통적인 은행으로 팬데믹 이후 암호화폐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버크셔가 비록 캐피털 원 지분을 매수하고, BofA 지분도 확대했지만 버핏은 최근 은행부문의 건전성에 의문을 나타낸 바 있다. 버크셔는 은행 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면서 미 은행들이 더 많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 BofA

이날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의 최대 투자 종목은 예전처럼 애플이었다. 투자지분 평가액이 1510억달러로 압도적인 1위였다. 버크셔는 특히 1분기중 애플 지분을 2% 더 늘렸다.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 2위 종목은 BofA였다. 그러나 1위 종목 애플의 5분의 1에도못 미치는 300억달러 규모였다. 버크셔는 BofA 지분도 2% 늘렸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는 각각 지분 평가액이 250억달러였다. 지분에는 변화가 없었다.

반면 에너지 투자에는 변화가 있었다.

버크셔는 미 양대 석유메이저 가운데 한 곳인 셰브론 지분은 19% 줄인 반면 독립 석유업체 옥시덴털 페트롤리언 지분은 9% 늘렸다. 셰브론은 보유지분 가치가 220억달러, 옥시덴털은 130억달러였다.

버핏은 6일주주총회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옥시덴털 지분 100%를 확보해 소유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버크셔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수합병(M&A) 호재를 내다보고 이례적으로 단기투자에 나섰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을 1분기에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6%를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3월말현재 40억달러어치 넘게 보유하고 있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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