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기업 바이두의 인공지능 챗봇 어니 봇 로고(사진=로이터)

중국 기술기업 바이두(BIDU)의 최신 버전의 인공지능 모델인 어니 4.0에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애널리스트는 낙관적 전망을, 투자자들은 아직 갸우뚱하는 모양새다.

바이두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어니 4.0(Ernie 4.0)의 '상당히 개선된' 버전이라고 발표한 이후 씨티그룹 애널리스트팀은 " 어니 4.0의 공식 데뷔 등 여러 신제품 발표에 따라 긍정적 견해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씨티 애널리스트팀은 "로빈 리 최고경영자도 더 심화된 인공지능 통합으로 바이두 생태계 내 모든 앱의 재구축을 발표했다"며 목표 주가 182달러에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2023 바이두 월드 행사장에서 리 최고경영자는 "이것은 세대 추론과 메모리를 이해하는 완전한 능력 아래에서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버전의 어니 기초 모델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바이두의 연례 플래그십 테크 전시회에서 그는 어니 4.0이 실시간으로 무협 소설을 작성하고 프롬프트로 광고 포스터와 비디오를 만들고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복잡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미국 자산운사 제프리스(Jefferies) 애널리스트팀도 "어니 4.0에서 이해, 생성, 추론 및 메모리 기능이 크게 향상됐으며 훈련 알고리즘은 3.6배나 개선됐다"며 목표 주가 216달러에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바이두는 어니 4.0의 기능이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GPT-4 모델과 동등한 능력을 갖췄다며, 리 최고경영자는 애널리스트, 투자자 그리고 언론인 등 행사 참석자들에게 "어니 봇의 온라인 버전과 비교해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제 GPT-4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이두는 지난 3월 16일 일부 사용자들에게 어니 3.0을 첫 출시했다. 이어 6월에 3.5 버전을 출시하며, 여러 주요 분야에서 어니 3.5가 챗GPT와 GPT 4를 능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 승인 이후 8월 30일 대중의 접근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

크레인 셰어즈(KraneShares)의 해외 책임자인 샤오린 첸은 한 인터뷰에서 "바이두가 이제 GPT-4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발언은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바이두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인공지능 모델의 효능은 구체적인 사용 사례와 작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다양한 범위의 응용 프로그램에서 어니를 평가하는 것은 다른 모델과 더 포괄적으로 비교하는 데 중요하다"라면서도 "다만 테스트에 사용되는 다양한 방법과 기준 때문에 다른 인공지능 모델 간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개발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홍콩 상장 바이두 주가는 17일 항셍 지수가 0.75% 상승한 반면 1.65% 하락 마감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두 주가 또한 4.12% 하락했다.

모닝스타 아시아의 수석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 카이 왕(Kai Wang)은 "투자자들은 바이두가 미국의 반도체 제재와 AI 사업의 추가 전개를 방해할 수 있는 다른 주요 위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 장기적 도전과제에 여전히 우려를 보이고 있다"며 로빈 리 최고경영자가 이번 행사에서 그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카이 왕은 "이번 콘퍼런스는 바이두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가이던스가 부족하고,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장기 전략 방향에 대한 최신 정보는 빠지고 일부 모델의 역량만 강조하는 모양새였다"고 지적했다.

챗GPT나 어니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은 고성능 메모리 칩이 필수인데, 이런 칩은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이 과거 대화 내용과 사용자 선호도를 기억해 사람처럼 반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공교롭게도 미국 정부는 이날 엔비디아 H800 등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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