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종목들이 23일(현지시각)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 속에 급등했다. 그러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같은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먹구름이 가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로이터


엔비디아(NVDA), AMD(AMD), 브로드컴(AVGO) 등 반도체 종목들이 23일(현지시각) 급등했다.

엔비디아가 3.6% 급등하고, AMD가 5% 넘게 뛰는 등 반도체 종목들이 모처럼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 문제에서 빅딜을 끌어낼 것이란 낙관 전망이 이들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반도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 있어 앞으로 40%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을 띄우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22일 미·중 무역전쟁이 ‘매우 가까운 미래’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에 물리고 있는 145% 고관세가 양국 합의 뒤 ‘대규모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23일에도 이런 미·중 무역합의 낙관을 강조했다.

베선트는 국제금융협회(IIF)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에서 “빅딜에 이를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고 진전이 있어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도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는 베선트의 발언에 관한 기자들이 질문에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말해 양국간 무역 빅딜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145% 대중 관세율을 50~65%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해 백악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대중 관세율을 낮추자고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양국 합의로 관세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했다.

반도체 수출 통제

미·중 무역협상 빅딜 가능성이 반도체 종목들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가 부담이다.

빅딜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미국이 중국의 AI 견제에 나선 터라 수출이 이전처럼 원활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미 반도체 업체 규제 조처가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증권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야는 분석노트에서 미국의 대중 AI 반도체 수출 통제 규정이 단기 최대 위험 요인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매출이 10% 더 감소하고, 주당순익(EPS)은지금의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최대 11% 줄어들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리야는 엔비디아 매수 추천을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160달러에서 150달러로 낮췄다.

30~40% 추가 하락

키뱅크 캐피털 마켓츠의 존 빈 애널리스트는 22일 분석노트에서 미 반도체 종목들이 30~40% 폭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관세와 오락가락 경제 정책이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경우를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빈 애널리스트는 미 상호관세가 경기침체 위험을 높였다면서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반도체 종목들은 주가가 지금보다 30~40% 더 추락할 수 있다고 비관했다.

그는 관세, 지속적인 반도체 재고 감소를 토대로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업체들의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9%에서 5%로 낮춰잡았다.

빈은 다만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에 대해서는 비중확대를 추천했다.

엔비디아 목표주가는 190달러, 브로드컴목표주가는 275달러로 제시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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