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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車 공룡, 브라질 빈 공장 접수… BYD·GWM 이어 7개사 현지생산 진격
2026.05.10 08:13
포드·메르세데스 떠난 자리, 中 완성차 줄줄이 채워… '조립 레고' 논란 속 일자리 위협 현실화

브라질 전기차 수입 관세 오는 7월 35% 최종 인상… 현지생산 러시 가속, 남미 車시장 판도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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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카마사리 비야디 공장 현장. 사진=연합뉴스


브라질 땅에서 문을 닫았던 서방 자동차 공장들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진기지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브라질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파포(AutoPapo)가 9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비야디(BYD)와 창청자동차(GWM)에 이어 둥펑(Dongfeng·동풍),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지리(Geely), 오모다&재쿠(Omoda & Jaecoo), 베이징자동차(BAIC), 제투어(Jetour) 등 중국 브랜드들이 잇따라 브라질 유휴 공장을 활용한 현지생산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 수출 일변도에서 생산 거점 확보로 전략을 바꾼 중국 자동차산업의 공세가 남미 시장의 구조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레고 조립"이냐, 진짜 산업화냐… 팽팽한 논쟁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브라질에서 채택하는 생산 방식은 주로 반조립 부품(CKD·SKD) 수입 후 현지 조립이다. 부품을 중국 본토에서 생산한 뒤 브라질로 들여와 마지막 단계만 현지에서 완성하는 방식으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상파울루 산업연맹(FIESP) 회장 파울루 스카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조비 판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와 고용, 기술을 가져오는 외국 자본은 환영한다. 하지만 반완성품을 들여와 세제 혜택을 요구하면서 현지 산업과 경쟁하는 것은 내부 덤핑"이라며 "레고를 조립하는 것과 진짜 산업화는 다르다"고 직격했다.

브라질 자동차제조협회(ANFAVEA)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회는 CKD 방식이 기존 완성차 제조 대비 노동력을 70~80% 줄인다고 추산한다.

이고르 칼베트 ANFAVEA 회장은 "소규모 CKD·SKD는 시장 테스트 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량 생산에서 세금 감면까지 받는 고용량 CKD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칼베트 회장은 또 "브라질의 연간 생산 능력은 450만 대이지만 2026년 실제 생산은 270만 대 수준으로 그칠 것"이라며 용접·도색·프레스 등 핵심 제조 공정을 포함한 생산 고도화를 촉구했다.

빈 공장 줄줄이 중국 손으로… 7개사 현지생산 경쟁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BYD다. 포드가 브라질에서 철수한 뒤 바이아주 카마사리에 남겨둔 공장을 인수해 지난해 7월 가동을 시작했다. 투자 규모는 55억 헤알(한화 약 1조 6470억 원)에 달하며, 룰라 대통령이 직접 개소식에 참석해 "포드가 떠난 자리에 BYD가 왔다"고 선언할 만큼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BYD는 이 공장의 초기 생산 능력을 연간 15만 대로 잡고, 2단계에서 30만 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창청자동차(GWM)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문을 닫은 상파울루주 이라세마폴리스 공장을 인수해 2025년부터 하발(Haval) H6·H9과 픽업트럭 포에르(Poer) P30를 생산하고 있다.

GWM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에스피리투산투주 아라크루스에 두 번째 공장을 짓는다. GWM 관계자는 "아라크루스 항구는 수심 25m로 브라질에서 가장 깊어 대형 선박 접안이 수월하다"며 남미 전역 수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리우데자네이루주 이타티아이아에 남긴 공장은 오모다&재쿠의 몫이 됐다.

복수의 브라질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 시설에는 10억 헤알(한화 약 299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연간 2만 4000대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지난해 실제 생산량은 디스커버리 스포츠 425대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332대를 합쳐 757대에 그쳤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오는 7월 이 공장 가동을 공식 종료하고, 이후 오모다&재쿠가 인수해 현지생산을 이어받는다. 체리(Chery)그룹과 재규어 랜드로버는 중국에서 이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공장 이전 논의도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HPE모터스와 손잡고 고이아스주 카탈랑 공장에서 오는 2027년부터 소형 SUV GS3 조립에 들어간다. HPE모터스는 미쓰비시·스즈키를 생산하던 공장으로 현재 연간 12만 대 생산 능력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GAC는 2030년까지 생산량을 연간 10만 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둥펑은 닛산의 히센지주 공장 유휴 라인을 활용해 전기 해치백 박스(Box)를 조립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다만 닛산 브라질 법인 경영진은 "생산 라인 공유 협의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지리는 르노 브라질 지분 26.5%를 취득하며 파라나주 상주제도스피냐이스 공장 접근권을 확보했다. 스텔란티스는 합작 브랜드 립모터(Leapmotor)의 C10·B10 모델을 페르남부쿠주 고이아나 공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는 우링(Wuling)과 협력해 스파크 전기차(EV)를 세아라주 호리존치 공장에서 각각 생산할 예정이다.

관세 장벽 높아지며 현지생산 불가피… 브라질 차 시장 판도 뒤바뀐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 대신 현지생산으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브라질의 관세 정책 변화가 자리한다. 브라질 정부는 전기차 수입 관세를 단계적으로 높여 오는 7월 35%로 최종 인상할 예정이다.

이미 2024년 7월 10%에서 18%로 올린 데 이어 단계적으로 높여왔으며, EU의 대(對)중국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와 맞물려 현지생산은 관세 회피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최적의 선택으로 꼽힌다.

BYD는 지난해 브라질 전기차 시장 판매량의 72%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관계자는 "2025년 중국 브랜드의 해외 판매량이 900만 대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중국 자동차산업이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부품, 현지생산 거점, 서비스가 결합된 포괄적인 해외 진출 단계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편 BYD는 노동 착취 논란이 불거져 지난해 말 브라질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전례가 있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 중국인 노동자 163명이 강제 노동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브라질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확보 경쟁이 이제 '누가 더 빨리 자리를 잡느냐'의 싸움으로 넘어간 만큼, 현지 노동·환경 기준 준수 여부가 장기적인 시장 정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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