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 등에 업은 美유통공룡, 아마존·월마트, 생산성↑·비용 절감
박정한23.10/25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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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부 라우윈-플랑크에 있는 회사 물류 센터에 아마존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유통 대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최신 자동화 설비와 인공지능(AI) 로봇 및 드론을 활용한 제품 포장과 배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2023년 공장 자동화 및 산업 제어 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262억 63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2028년까지 연평균 8.81% 성장해 400억 5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근로자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로봇 기술은 최근 AI 발전과 함께 급격한 진화를 거듭해 왔으며, 이제 의료,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5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무인시스템 분야를 집중 개발 중이다.

미국의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장은 2019년 13억 6935만 달러에서 연평균성장률 45.10%로 증가해, 2024년에는 88억 752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아마존(AMZN)의 자동화 혁신

아마존은 로봇 및 AI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량과 오류 발생은 줄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은 극대화하고 있다.

상품 창고에서 로봇들이 자동으로 상품 위치를 파악하고 운반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해 인건비 절감과 작업시간 단축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아마존은 이런 기술 도입으로 창고에서 주문을 처리하는 시간이 최대 25%까지 줄고, 인건비를 약 20%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이 미국 알링턴 인근에 세운 ‘플루필먼트 센터(FC)’는 5층 높이에 면적만 축구장 37개분 크기로, 아마존 최대 거점 가운데 하나다.

지난 8월부터 가동한 이 창고는 약 5000대의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상품 보관, 출하, 포장, 분류 등 다양한 업무를 로못에게 맡겨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곳의 로봇들은 자동으로 제조사나 판매자로부터 받은 상품을 재고로 보관하고, 주문을 받으면 포장해 각지 배송 거점에 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무게 약 11kg 이하의 소형 짐을 취급함으로써 작업자 부담을 덜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 FC는 아마존의 최신 기술을 적용한 11번째 FC로 총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아마존은 FC의 설계와 운영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실험·시행 단계의 것을 제외하면 최신예 로봇을 갖추고 있다.

FC 시스템은 상품을 분류하고 포장하는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 자동화 컨베이어 시스템, 상품의 분류와 포장에 AI 활용, 빅데이터 분석 등이 동시 진행된다. 로봇의 풀 활용에 의한 자동화가 철저한 시스템이다.

담당자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약 1600명의 직원과 약 5000대의 로봇이 함께 일한다. 앞으로도 인원 채용을 계속해 하루 50만 개의 짐을 발송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2012년에 키바 시스템스를 인수하여 로봇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아마존은 세계 각국의 물류창고에서 75만대의 자율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시험 중인 로봇 중 하나는 미국 신흥기업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디지트'다. 사람처럼 걷고 두 팔을 사용해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다. 디지트가 도입되면 작업자의 노동 강도가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신기술은 '세쿼이아'라는 시스템이다. 도착한 상품을 자동으로 컨테이너나 선반에 넣어 보관하거나 발송할 상품을 다시 꺼내오는 시스템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작업자가 직접 상품을 선반에서 꺼내와야 했다. 또 높은 선반에 있는 상품을 꺼내려면 사다리를 사용해야 했다. 세쿼이아가 도입되면 작업자의 업무를 단순화하고, 상품 도착부터 보관까지의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이런 최신 로봇 기술을 도입, 물류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며, 로봇 기술 도입으로 물류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꾸려 한다.

다만, 로봇 도입으로 인한 인력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아마존은 로봇 도입으로 인해 창고 직원의 수가 줄어들고 기존 직원의 업무가 달라질 수 있지만, 새로운 직종이 창출되기 때문에 기존 직원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6월 기준 전 세계 사업장에서 총 146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로봇 도입이후 700개의 새로운 직종이 태어났으며, 앞으로도 사람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든다는 방침이다.

월마트의 혁신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WMT)도 RP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더 가까운 매장을 통해 아마존과 같은 다른 회사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고 한다.

아칸소 남부 월마트 본사에 인접한 매장인 '시장 주문 처리 센터'에는 최신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특허받은 바구니 운반 로봇과 시스템이 실시간 배송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월마트는 자동화와 로봇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배송 비용을 20% 삭감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100억 달러를 투자해 배송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중 30억 달러는 자동화와 로봇을 활용한 시스템에 투자한다.

현재 월마트는 창고 로봇, 드론, 자율주행 차량, 사람이 공동 작업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창고 로봇은 2023년 기준으로 미국 내 400개 이상의 창고에서 활용 중이다. 충전으로 인한 작동 중단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많은 양의 전력을 즉시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커패시터를 사용한다.

최신 자동화 장비를 통합한 '시장 주문 처리 센터'는 주문이 온라인으로 도착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제품이 들어 있는 바구니를 꺼내 적재 플랫폼에 올려놓는다. 이후 로봇과 사람이 공동 작업을 통해 상품을 배송한다.

물류창고 역시 로봇 자동화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알파봇’이라는 로봇은 온라인 주문을 접수한 후 상품을 자동으로 픽업해 배달 직전까지 모아주는 시스템이다. 바구니 운반 로봇과 그 시스템은 특허까지 받았다. 여러 대의 로봇이 3차원으로 움직이며, 고장이 나서 움직이지 않는 로봇이 발생해도 남은 로봇들이 우회해 픽업 및 포장 작업을 진행한다.

아칸소 주 등 7개 주에서 전개하고 있는 드론 배송은 의약품 등 소형 상품을 드론에 적재해 고객이 지정한 장소에 낙하산으로 투하하는 구조다. 복수의 드론 기업과 계약하고 있으며, 각 주 규제에 따라 최대 왕복 50마일(약 80㎞)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또한, 월마트는 2023년부터 자율주행 차량 배송을 시작해 미국 내 1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미 전미 1000개 도시 이상에서 이러한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배송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2026년까지 전미 점포의 65%에 자동화된 배송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사행할 예정이다.

한국 유통 기업들도 자동화·로봇 도입 늘어

한편, 국내 유통업계에도 로봇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은 요리 보조 로봇, 보행 보조 로봇, 서빙 로봇 등을 파일럿 형태로 공개했다. LG전자도 ‘클로이’라는 로봇을 용도별로 맞춤화해 레스토랑, 병원, 물류 센터 등에 제공하며, 서비스 로봇 보급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아예 신사옥을 로봇 친화적인 건물로 짓고,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G마켓, NS홈쇼핑, GS25 등도 국내 로봇 업체와 협력해 서비스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쿠팡은 2022년부터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배송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은 2023년부터 AI 기반의 자동 분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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