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의 애프터페이 인수, 글로벌 BNPL시장 본궤도 신호탄
이혜영21.08/05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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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으로 주요하게 사용된 전자상거래 결제 방법. 사진=악시오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아울러 경영하는 미국의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가 호주 1위 선구매·후결제(BNPL)업체 애프터페이를 290억 달러(약 33조 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것에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퀘어의 애프터데이 인수는 앞으로 BNPL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임을 알리는 서막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인 방식의 금융업체들이 두 핀테크 업체의 합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BNPL이란 ‘지금 구입하고 결제는 나중에(Buy-Now-Pay-Later)’라는 서비스의 약자로 일종의 할부 구매 서비스를 뜻한다. 소비자가 신용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후불 결제업체들이 소비자 대신 구매 대금을 전액 가맹점에 지불하고 소비자로부터 매주, 격주, 혹은 월별로 해당 금액을 상환 받는 방식이다.

◇BNPL 서비스가 뜨는 이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스퀘어의 애프터데이 인수를 “불꽃을 피우기 시작한 BNPL 시장에 엄청난 양의 기름을 퍼부은 격”이라고 비유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BNPL 시장이 급속히 저변을 넓힐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BNPL 서비스는 무이자나 낮은 비용으로 할부 구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수입이 불안정하지만 소비 욕구는 강한 대신 카드빚은 부담스러워 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 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뜨고 있다.

18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손쉽게 앱을 내려받아 서비스 가입을 하는 것만으로 이용 가능하다. 기존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신용카드가 신용등급이나 소득에 따라 가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굴지의 신용카드 업체들에 비하면 규모가 훨씬 작은데도 BNPL 업체들이 급성장하는 배경이다.

스퀘어에 인수된 애프터페이, 핀테크 스타트업 어펌과 클라나로 이뤄진 BNPL 업계 3인방이 토대를 마련했고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기존 신용카드 업체들과 스퀘어 같은 카드결제 업체들이 뛰어들 채비를 하면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CNBC에 따르면 지난 1~2월 동안에만 미국의 BNPL 시장은 215%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금융기관들 초긴장

스퀘어의 애프터플레이 인수에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크게 긴장하는 이유는 개인 금융소비자들뿐 아니라 중소기업 고객들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대형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장벽을 점차 높이면서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융통받는 일이 크게 어려워져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스퀘어 같은 BNPL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손길을 내민다면 기존 금융기관들 입장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전자상거래 업계와 모바일 결제업계를 중심으로 BNPL 서비스 도입이 갈수록 활발해지면서 금융거래의 중심이 전통적인 금융기관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지난 3월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BNPL 서비스를 비롯한 핀테크 서비스 업체들을 “기존 은행들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고 표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이먼 CEO는 “대출 서비스, 결제 서비스, 투자 서비스 등 금융 서비스 전반에 걸쳐 편리하고 직관적이며 신속한 서비스를 핀테크 업계가 내놓으면서 기존 은행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표적인 BNPL 업체 클라나의 세바스찬 시미아트코프스키 CEO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클라나의 BNPL 서비스에 가입하는 미국 소비자가 급증해 현재 2000만명에 육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호주에서 시작한 애프터페이의 미국 시장점유율 역시 급증해 지난 4월 들어 애프터페이의 최대 시장이 됐다. 애프터페이에 가입한 미국 소비자는 현재 900만명을 돌파한 상황으로 스퀘어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가입자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미아트코프스키 CEO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물려온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질린 상태”라면서 “스퀘어가 애프터페이를 인수한 것은 기존 금융서비스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닥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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