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클라우드 확장에 59억 달러 투자
박정한25.03/12 목록보기
배당금 25% 인상에도 현금흐름 70% 급감

AI 데이터센터 경쟁 치열한 가운데 엘리슨의 '공격적 투자·주주환원' 양날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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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있는 피규어는 2024년 2월 19일에 찍은 이 그림에서 Oracle 로고 앞에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현금흐름이 급감했음에도 오라클(ORCL)이 배당금을 대폭 인상하는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 이는 래리 엘리슨 창업자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주들의 인내심을 보상하려는 이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 인포메이션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라클은 2월 분기(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을 통해 59억 달러의 현금을 창출했으나, 이 중 58억 6,000만 달러를 자본 지출에 썼다. 이는 1년 전보다 3배 증가한 수준이다. 그 결과 오라클의 잉여 현금 흐름은 2025 회계연도 첫 3분기 동안 70% 감소한 25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오라클은 배당금을 25% 인상해 연간 배당금을 56억 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래리 엘리슨 창업자의 AI 시장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단기적 투자 부담으로 인해 주가가 정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의 부채는 이미 상당한 수준이며, 2월 분기에 소폭 증가했다는 점에서 현재 배당금 지급을 위해 추가 자금을 차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급격한 클라우드 확장 전략

오라클의 CEO 사프라 캐츠는 실적 발표에서 "이번 분기에 수주잔고에 480억 달러가 추가되어 미이행 수주잔고(RPO)가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한 1,300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는 오라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예약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캐츠 CEO는 또한 "101번째 클라우드 리전을 구축 중"이라며 오라클의 급속한 인프라 확장을 설명했다. 시킹알파의 3월 10일 보고서에 따르면, 오라클의 총 클라우드 매출은 62억 달러, 소프트웨어 서비스형(SaaS) 매출은 36억 달러, 인프라 서비스형(IaaS) 매출은 27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IaaS 매출은 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51% 성장했다.

래리 엘리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컨퍼런스 콜에서 "오라클의 AI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고객들이 기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AMD와의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과 주요 클라우드 보안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도 언급했다.

◇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인베스팅닷컴이 지난 2월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즈포스의 사장 겸 최고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스리니 탈라프라가다는 "이 거래는 몇 년에 걸쳐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형 계약은 래리 엘리슨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대형 클라우드 경쟁사들과 오라클을 AI 데이터 센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이 주요 기업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다.

◇ 배당금 인상, 엘리슨의 낙관론 반영

오라클 경영진은 현금 압박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캐츠 CEO는 "OpenAI 및 AMD와 같은 회사와 체결한 계약으로 인해 아직 수익으로 인식되지 않은 계약 가치가 크게 증가했다"며 향후 2년 동안 매출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라클은 2025 회계연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50% 이상 성장하고, 2026 회계연도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츠 CEO는 2027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목표치를 약 20%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래리 엘리슨 CTO의 오라클 주식 보유량은 11억 주로, 그 가치는 1,640억 달러에 달한다. 배당금 인상 후 그는 분기당 5억 7,600만 달러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는 그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추진 중인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와 같은 개인 투자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 AI 관련 성장과 재무 지표

오라클의 3분기 총 매출은 1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및 라이선스 지원 매출은 12% 증가한 110억 달러를 기록했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EPS)은 1.47달러로 고정통화 기준 7% 증가했고, 일반회계기준 EPS는 1.02달러로 고정통화 기준 25%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장은 AI 관련 분야에서 나타났다. 엘리슨 CTO는 "AI 관련 GPU 소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3.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말 기준 오라클의 현금 및 유가증권 포지션은 178억 달러였다.

오라클은 4분기 비일반회계기준 EPS를 1.61달러에서 1.65달러 사이로 예상했으며, 총 매출 성장률은 8%-10%로 전망했다.

도이치 뱅크의 브래드 젤닉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엘리슨 CTO는 "더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AI 교육에 대한 오라클의 기술적 우위가 중요한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핵심"이라며 "스타게이트는 RPO 성장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영진은 클라우드 용량 확장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 요소 지연을 인정했으며, 이는 2026 회계연도 1분기까지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멀티 클라우드 배포의 확장성과 AI 훈련 인프라의 잠재적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라클이 급격한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현금 압박을 겪을 수 있지만, AI 및 멀티 클라우드 파트너십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장기적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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