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애플, '선구매 후지불' 뒤늦게 뛰어든 이유는
국기연22.06/07 목록보기
'iOS 16' 공개하면서 '애플 페이 레이터' 서비스 도입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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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6일(현지시간) '선구매 후지불' 판매 방식의 '애플 페이 레이터' 소비스 도입 방침을 밝혔다.

애플(AAPL)이 6일(현지시간) 새로운 운영체제 ‘iOS 16’의 주요 기능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결제 수단을 선보였다. 애플은 이날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 서비스 도입을 알렸다. 이는 소비자가 애플 제품을 먼저 산 뒤 그 대금을 이자 부담이나 수수료 없이 6주간에 걸쳐 4회 나누어 내는 시스템이다.

애플은 전자 지갑 기능을 확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BNPL) 판매 방식에 가담했다.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쇄 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BNPL 판매 방식이 위기를 맞았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물건을 먼저 구매한 뒤에 물건값을 나중에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돼 소매업체 등이 BNPL 판매 방식을 꺼리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에 BNPL이 대유행했다. 고가품을 일시금이 아닌 할부금으로 낼 수 있어 제품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자 사정이 달라졌다. 이 판매 방식을 고수한 소매점과 기업의 적자가 그만큼 증가했다.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어펌(Affirm) 홀딩스, 에프터페이(Afterpay), 집 (Zip) 등이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애플은 BNPL 판매 방식이 위기를 맞은 시점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이날 보도했다. BNPL 판매 방식은 경기가 좋을 때는 주목을 받지만, 경기가 식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정부도 지난해 말 BNPL 관련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 기관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지난해 말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결제업체인 페이팔, 어펌 홀딩스, 에프터페이, 클라르나 (Klarna), 집(Zip) 등에 BNPL 서비스와 관련된 거래 내용을 보고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소비자금융보호국은 BNPL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의 채무가 급증하고, 소비자 정보가 유용될 수 있으며 관련 기업들이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규제 차익은 동일 상품이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를 때 이를 회사 측에 유리한 방법으로 매매해 차익을 얻는 것을 뜻한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BNPL 시장 규모는 현재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약 3년 전에 신용카드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번에 다시 BNPL 시장에 진출했다.

애플이 이날 공개한 새로운 운영체제 ‘iOS 16’은 개인 맞춤형 잠금 화면 업데이트를 비롯해 새로운 공유, 소통 및 지능형 기능을 제공한다. 가족끼리 편리하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 손쉽게 연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메시지 앱 기능 등도 추가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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